日 신규졸업자 취업 강점 사라진다…기업 '인턴십 장기화'
게이단렌 '취업지침' 폐지 계기…일괄채용 대신 연중 채용 확산
벤처·스타트업들이 적극 활용, 최단 6개월인 기업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이 채용 시기를 규정한 채용지침을 폐지한 것을 계기로 취업 활동에서 꼭 필요한 과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인턴의 장기화가 주목받고 있다.
구인난을 배경으로 여름 방학 등을 이용해 하루 또는 며칠간의 단기 인턴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즘은 3개월 또는 6개월 정도의 '장기 인턴'이 주목받고 있다고 NHK가 21일 보도했다.
1천400여 회원사를 거느리는 게이단렌이 올해 들어 채용설명회는 대학 3학년을 대상으로 3월, 면접은 4학년생을 대상으로 6월에 각각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취업지침을 폐지한 것이 계기다. 지침 폐지로 대학 졸업예정자의 일괄채용 대신 연중채용이 확산하면서 "신규 졸업생의 강점이 없어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용문제에 밝은 엔도 유키(遠藤裕基) 요코하마(橫浜)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신규 졸업자 우대에서 능력 위주 채용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능을 갖춘 학생이 아니면 채용되기 어렵고, 기업으로서는 취업희망자가 잘하는 분야나 기능을 파악해 그 기능을 제공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런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기능을 호소하는 방법으로 장기 인턴이 각광받고 있다. 인턴으로서는 3개월 또는 6개월 정도의 상대적으로 긴 기간 일하면서 기존 사원과 같은 책임있는 업무를 경험한다. 최근에는 학생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사이트도 등장,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영업 등 다양한 직종을 고를 수 있다.
장기 아르바이트와는 어떻게 다를까.
사이트를 운영하는 'Traimmu'에 따르면 가장 큰 차이는 '목적'이다. 장기 인턴은 임금이 아니라 취업체험이 목적이다. 매뉴얼대로 일하는 아르바이트와는 달리 능력과 결과에 따라 업무 영역 확장도 가능하다,
2011년 창업 초부터 인턴 학생을 받고 있는 숙박예약 사이트 운영업체 'Loco Partners'의 경우 인턴십 참가자는 주 3회 이상 출근한다. 최단 6개월이 조건이며 임금을 지급한다. 현재 40여명이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도쿄도(東京都) 내 대학 3학년생인 다무라 사키호(田村?帆)는 작년 1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주 4일 정도 출근한다. 대학 수업시간을 피해 오후부터 밤까지 근무하는 등 학교와 인턴을 병행하고 있다. 마케팅 부서 소속이다. 처음에는 마케팅 영어조차 몰랐지만, 지금은 상사에게 당당히 업무보고를 하고 월 수백만 엔(수천만 원)의 예산관리 업무도 맡고 있다.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가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된 적도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사원과 마찬가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기 인턴십에는 해당 회사나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지만 다른 업계에서 활약하려는 학생이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경제산업성 공무원이 되려는 한 4학년 학생은 "경제와 비즈니스를 알아야 산업정책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전제, "벤처기업에서 배운 경험을 공무원이 된 후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 인턴십은 기업에도 장점이 많다. 오카다 도모히로 Loco Partners 채용담당자는 ▲사업을 끌고 가는 전력 ▲회사를 이해하는 신규 졸업자 채용 ▲장래의 비즈니스 파트너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기 인턴십은 대기업보다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이 더 많이 실시하고 있다. 계속 근무하는 편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대학 1, 2학년생에게도 참가가 권장된다고 한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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