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무장세력, 납치 어민 9명 '몸값 줄 돈 없어서' 석방

입력 2019-06-24 09:54
필리핀 무장세력, 납치 어민 9명 '몸값 줄 돈 없어서' 석방

보르네오섬 앞바다서 납치된 지 사흘 만에 풀려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보르네오 앞바다에서 필리핀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던 어민 9명이 '몸값 줄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사흘 만에 풀려났다.

지난 18일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동사바주 앞 탐비산 해역에서 납치된 어민 10명 중 9명이 21일(현지시간) 필리핀 최남단 홀로(Jolo)섬에서 발견됐다고 일간 더 스타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필리핀군은 21일 오후 8시께 홀로섬의 마을을 배회하고 있는 어민들을 발견해 심문한 결과 납치사건 피해자임을 확인하고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에 알렸다.

납치됐던 10명 가운데 나머지 1명은 아직 무장세력에게 붙잡혀 있는지, 아니면 석방 과정에서 실종된 것인지 조사 중이다.

납치된 어민들은 '바다 집시', '바다 유목민'으로 불리는 바자우 라우트(Bajau Laut)족이다.

이들은 어선 두 척에 타고 있다가 스피드보트를 타고 온 무장세력에게 납치돼 필리핀 남부의 섬으로 끌려갔다.



사건 발생 당시 현지에서는 무장세력들이 몸값 측면에서는 가치가 없는 '바다 집시'를 무슨 이유로 납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실제로 납치 당사자들은 "돈은 물론이고 몸값으로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풀려났다"고 필리핀군에 진술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 중인 악명높은 무장조직의 우두머리 아부 사야프가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추정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보르네오섬과 필리핀 남부 사이 해상에서 납치사건이 증가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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