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언론 "EU,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에 여전히 신중한 자세"
협상 관계자들 "이전보다 가까워졌으나 협상 타결까지는 갈 길 멀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은 FTA 체결이 수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EU 측은 낙관론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메르코수르 협상 관계자들은 "양측의 입장이 이전보다는 가까워졌으나 협상 타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말을 아꼈다.
이달 말에 실무협상이 벌어질 예정이지만, EU와 메르코수르 양측이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해 당사자들의 압력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1999년부터 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시작했으나 시장개방을 둘러싼 견해차로 사실상 중단했다가 2016년부터 재개했다.
양측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농축산물 시장개방을 비롯한 핵심쟁점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집중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EU 내에서는 FTA 체결을 계기로 EU와 보우소나루 정부가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40여개 인권·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지난 17일 EU 집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EU-메르코수르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브라질 대통령의 모든 발언이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통상협정은 국가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며, 만일 그렇다면 무역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에 조속한 FTA 체결을 촉구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유럽 7개국 정상들은 최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1999년 이래 20년째 계속되는 메르코수르와 협상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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