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무역협상·중동 주시…다우, 0.13% 하락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중동 정세를 주시하는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2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04포인트(0.13%) 하락한 26,719.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72포인트(0.13%) 내린 2,950.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3포인트(0.24%) 하락한 8,031.71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41% 올랐다. S&P는 2.2%, 나스닥은 3.01%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사 영향과 중동지역 정세,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이번 주 주가는 탄력적으로 올랐다. S&P는 전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상당폭 반영됐던 데다, 주가도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오른 만큼 숨 고르기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날은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 엇갈린 소식이 주가를 움직였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다음 주 예정됐던 중국 문제 관련 연설을 연기할 예정이다. 통상 중국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연설인데,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찰이 불거질 것을 피하기 위해 연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부상하며,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150포인트 이상 올랐다.
하지만 상무부가 슈퍼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 5곳을 거래 제한 대상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화웨이에 이은 추가 제재로 양국의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중국 기술기업과 밀접한 거래 관계인 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도 미끄러졌다.
중동지역 정세 불확실성도 투자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미국은 이란의 무인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에 대한 공습을 계획했지만, 공습이 임박해서 이를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 단행 10분 전에 중단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공습 시 150명의 사망자가 날 것으로 보고를 받았는데, 이는 드론 격추와 비례하지 않는 것이어서 중단시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을 공격하는 데 대해 "급할 것은 없다"면서 지난밤 제재를 강화했으며, 이란은 핵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 군은 진군할 준비가 되어 있고 세계 최강"이라고 말했다.
무력 충돌이 실제로 발생하지는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무력 사용에는 한층 신중한 상황이라는 점이 확인된 점은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제공했다.
하지만 무력 충돌 위험이 여전히 잔존하는 만큼 긴장은 팽팽하다.
이날 종목별로는 반도체 기업 AMD 주가가 3% 내렸고, 엔비디아 주가도 1.5%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46% 내렸고, 금융주도 0.27% 하락했다. 반면 유가 상승에 기대 에너지 주가 0.82%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정보제공업체 마킷이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0.1로 전월 확정치 50.5에서 하락했고, 시장 예상 50.2도 밑돌았다. 지난 2009년 9월 이후 117개월 만에 최저치다.
마킷의 6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50.7로 전월 확정치 및 시장 예상인 50.9에 못 미쳤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보다 2.5% 증가한 534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1.2% 증가한 525만 채보다 양호했다.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발언을 재차 내놨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 베이시스 포인트(bp)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FOMC 투표권이 없지만, 회의에는 참석한다.
이번 FOMC에서 금리 25bp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적절할 때 연준이 행동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경기 하락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정책 완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다시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CFRA의 린지 벨 투자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더 완화적인 중앙은행에 기뻐하고 있다"면서 "시장은 또 다음 주 G20에서 무역협상 관련 좋은 소식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현재 시장 기대가 G20에서 양국이 중대한 진전을 이루거나 무역 전쟁의 종료를 시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7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9.8%, 50bp 인하 가능성을 30.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41% 상승한 15.40을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