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부인 "우린 터프한 부부…좋은 말만 하진 않아"

입력 2019-06-22 05:50
마크롱 부인 "우린 터프한 부부…좋은 말만 하진 않아"

RTL 방송 출연해 사적인 삶 상세히 전해…"남편은 끊임없이 일하는 사람"

佛 뒤흔든 '노란 조끼' 시위에 '공감' 표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남편에 대해 "다른 사람들처럼 실수도 하지만 쉼 없이 질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구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남편을 집권 이후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던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 대해선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브리지트 여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저녁 RTL 방송에 출연해 영부인으로서의 소회와 남편과의 관계 등 내밀한 얘기들을 소상히 털어놨다.

그는 먼저 남편인 마크롱에 대해 "쉼 없이 일하는 사람"이라면서 "항상 질문을 던지고서는 그에 답하고 또 해결책을 찾는다. 남편이 일을 손에서 놓으면 나는 불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도 실수한다. 그도 한 인간일 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리지트 여사는 "우리가 그에게서 즉답을 구할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그를 존중할 거라고 본다"면서 "남편을 깊이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서로에게 24시간 언제나 존재하며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관계"라면서도 "우리는 좋은 말만 서로에게 하진 않는다. 뭐든지 다 말한다. 상당히 터프한 부부"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현 프랑스 정부가 집권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던 이른바 '노란 조끼' 연속시위와 관련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이 위기는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사람들은 (계층상승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버렸다고 말하는데 나도 그리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어렵다"며 공감을 표했다.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서 분출된 서민층의 기득권 부유층에 대한 집단적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는 "당시 두려웠다. 폭력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작년 11월부터 올봄까지 매주 토요일 전국에서 진행된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서는 일부 폭력세력이 상점과 차량을 방화·약탈해 긴장이 커진 바 있다.

남편인 마크롱이 노란 조끼 시위에 대해 "과소평가하지 않았다"고 말한 그는 노란 조끼 연속시위의 대책 중 하나로 마크롱 대통령이 발의한 이른바 '국가 대토론'이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노란 조끼 시위 이후에 더) 진화했으며 더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프랑스의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주는 무게감과 부담을 얘기하면서는 "하늘을 떠받치는 아틀라스와 같다"며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 속의 신으로 제우스로부터 평생 지구의 서쪽 끝에서 손과 머리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으라는 형벌을 받았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언론에 나와 자신과 마크롱 대통령에 관해 상세히 털어놓은 것은 이번이 남편의 집권 이후 두 번째다.

그는 남편이 대통령에 취임한 지 석 달 뒤인 2017년 8월 패션지 '엘르'(Elle)와 인터뷰에서 "남편의 유일한 단점은 나보다 젊다는 것으로, 마크롱과의 사랑을 택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인생을 허송했을 것"이라며 러브 스토리를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브리지트는 마크롱보다 25세 연상으로 마크롱의 고교 시절 프랑스어 교사였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영부인이 언론에 잘 노출되지 않았는데, 브리지트의 독점인터뷰가 실린 이 잡지는 역대 10년 만에 최대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