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홀린 K팝 속에 깃든 "색다름과 세련됨"

입력 2019-06-21 08:31
세계를 홀린 K팝 속에 깃든 "색다름과 세련됨"

KOFICE 두 번째 한류 비평서 '한류, 다시 출발점에 서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전 세계를 술렁이게 하는 한반도발 문화 폭풍 한류(韓流).

해방과 전쟁 후 수십 년 동안 문화적 사대주의에 갇힌 한국 대중문화가 도약을 시작한 지 20년 만에 세계시장을 주름잡게 된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노력의 결실일까, 운(運)일까.

세기의 팝그룹 비틀스에 비견되는 방탄소년단(BTS)은 한국의 특별한 정서와 삶을 내재화한 로컬 대중문화의 결과물일까, 아니라면 서구인들까지 매료시킬 만큼 보편적 정서와 스타일을 체득한 글로벌 문화의 산물로 봐야 할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새로운 한류 비평서 '한류, 다시 출발점에 서다'를 발간했다.

지난해 20년 한류의 역사적 계보를 정리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 '한류와 문화정책'에 이은 두 번째 한류 비평서다.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송승환, 서황욱, 김용락, 원용진, 심두보, 김수정, 차우진, 김미연·권석정, 조영신·심효섭·김유래, 임진모까지 14인의 한류 전문가 혹은 종사자가 한류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최신 이슈와 사회적 파장을 읽어낸다.

글로벌 문화로 부상한 K팝의 성공 원인을 단순히 서구 트렌드를 모방하고 혼종화(混種化)한 무국적성에서 찾으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K팝 현상에 대한 기술적 설명이 될 순 있어도 본질에까지 가닿진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필진 중 한 명인 김수정 충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K팝의 정체성을 둘러싼 그동안의 학문적 논쟁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로컬 문화의 산물로서 K팝이 지닌 한국 문화적 독특성이 글로벌 문화적 특성을 체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그러면서 K팝의 독특성 혹은 특별함 중 하나로 한국소비 대중과 문화제작자, 아티스트들 모두에게 내면화된 '도덕주의'를 추출해 낸다.

그런 K팝이 정점에 선 BTS에 대해선 "21세기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색다름(차별화)'과 '익숙한 세련됨(공통성)'을 동시에 구현"했다고 분석한다.

책은 한류가 문화적 자긍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지만 그럴수록 차분하고 합리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늘날 마주한 한류의 순간은 기념비와 같습니다. 이렇듯 소위 '잘나가는' 한류라지만, '국뽕'에 빠지는 것만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다양한 국가들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고, 한류를 가능하게 만든 조건들을 살피다 보면 한류를 바라보는 시각과 틀에 근본적인 전환이 발생할 것입니다."

책은 중앙행정기관, 국회 등 주요 기관과 도서관, 유관기관 등지에 배포되며, 국제문화교류진흥원 홈페이지(www.kofice.or.kr) 중 '조사연구자료-문화산업연구자료'에서 파일로 내려받으면 된다. 교보문고 정부간행물 코너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306쪽. 1만9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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