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선 사태' 국방부 브리핑에 靑행정관 참석…"중대상황 판단"(종합2보)

입력 2019-06-21 12:44
'北어선 사태' 국방부 브리핑에 靑행정관 참석…"중대상황 판단"(종합2보)

靑 "언론보도에 대한 여론 확인차…올초 한일 초계기 사태 때도 참석"

국방부측 "평소 큰 틀에서 협조…업무 담당자로서 궁금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박경준 기자 =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입항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 기자실에서 지난 17일 열린 익명 브리핑 현장에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의 A 행정관이 참석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안보실 소속 행정관이 국방부 브리핑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참석했던 A 행정관은 현역 해군 대령급 군인 신분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언론보도 상황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여론이 흘러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갔던 것"이라고 설명한 뒤 "해당 행정관이 그 자리에서 국방부 관계자들과 어떤 협의나 조율을 한 바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A 행정관이 당시 브리핑 현장에 있었다"며 "(북한 어선 사태 이후) 17∼19일 사이 2∼3번 정도 국방부를 찾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 행정관이 현역 군인 신분으로 국방부에 온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한 A 행정관의 다른 브리핑 참석 여부는 확인 못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난 1월 16일 일본과의 초계기 갈등 상황이 벌어졌을 때도 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 백그라운드 브리핑에 참석한 바 있다"며 "당시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중대 상황이라고 판단해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평소 청와대로 출근하는 A 행정관의 모습이 국방부 내에서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북한 어선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데다, 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 기자실 안에서 진행되는 익명 브리핑에 나타난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당시 익명 브리핑에 참석한 다수의 고위급 군 당국자와 국방부 관계자 대부분은 A 행정관의 참석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측은 A 행정관에 대한 출입 조치에 대해 "브리핑 당일 아침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평상시에도 (국방부와) 관련 업무를 협의하는 (청와대의) 실무 담당자"라고 말했다.

또 "해군 장교여서 이번 소형 목선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기자들이) 어떤 부분들을 궁금해하고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성격과 민감성을 사전에 잘 알고 있던 청와대 측이 국방부의 대응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는 차원에서 A 행정관을 비공개 브리핑에 참석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jslee@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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