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단체들 '김원봉-백선엽 공방'…광복회관 앞 찬반집회
"독립·호국의 맏형들…성숙한 모습 보여달라" 자제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약산 김원봉 서훈'과 '백선엽 장군 친일논란'을 둘러싸고 보훈단체 간 공방전이 격렬해지고 있다.
예비역 군인단체인 재향군인회(향군)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에 대한 '규탄 집회'를 개최한다.
김 회장이 지난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한 것과 관련, 백 전 대장의 일제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 등을 거론하며 "국가정체성을 부인하고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낸 데 대한 반발이다.
김 회장은 최근 '김원봉 서훈' 필요성도 강하게 부각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향군 측은 "백선엽 장군과 군 전체를 매도하고 창군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김원봉에게 서훈하려면 김일성도 서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복회관 앞 집회에는 군 원로와 향군 회원 등 170∼180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 측 움직임에 항일독립운동 관련 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하며 '맞불집회'를 예고했다.
독립운동기념사업회들의 연합체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측은 "광복회관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 예정"이라며 "광복회원 200여 명과 항단연 회원 50여 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일파 간도특설대 백선엽이 독립운동가들을 잡으러 온다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보훈단체 간의 갈등에 관계 당국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존경받는 보훈단체들이 서로를 비난하는 시위 형태로 의견을 표출하는 것에 많은 국민이 당황스러워 할 것 같다"며 "독립과 호국의 맏형격인 보훈단체로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견을 해소하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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