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고등학생들 송환법 반대 '시험 파업' 벌여
모바일 메신저 통해 모의 후 일제고사 시험지 훼손하고 낙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홍콩 중고등학생들이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험 파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에서는 시 전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력을 평가하는 일제고사 'TSA'가 이틀 동안 치러졌다.
반관영 단체인 EAA가 주관하는 이 시험은 중국어, 수학, 영어 등으로 이뤄지며, 대학 입학을 위한 학력 측정 시험이기 때문에 중요한 시험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시험 결과 홍콩 전역의 학교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한 답안지가 발견됐다고 홍콩 교육 당국은 밝혔다.
많은 중고등학생이 답을 기재하지 않은 답안지를 제출하거나, 바코드 라벨을 일부러 훼손한 후 제출했다. 객관식 문제의 모든 답에 정답 표시를 하거나, 커다랗게 'X' 표시를 한 답안지도 있었다.
홍콩 당국은 이러한 학생들의 '시험 파업'이 송환법 반대 의사를 표출하려고 일부러 행해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최근 홍콩의 대규모 시위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는 송환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TSA 불복종 운동'을 벌이자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TSA를 치르는 학생들이 답안지를 훼손하거나 송환법에 반대하는 메시지 등을 답안지에 적자고 호소했으며, 상당수 학생이 이 글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이러한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시험 파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처벌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9일 주최 측 추산 103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대규모 도심 시위에 이어 16일에는 2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으며, 많은 중고등학생이 시위에 참여해 "송환법 반대"를 외쳤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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