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아웃사이더' 때처럼…공격으로 점철된 트럼프 출정연설
재임중 성과 자찬하고 '민주당·가짜뉴스·기득권' 향해선 날선 공격
美언론 "4년 전과 메시지 다르지 않아…새 대선도전에 메시지 똑같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8일(현지시간) 재선 출정식 연설은 자신의 재임 기간 경제 성과를 과시하고 기성 언론과 기득권 정치, 라이벌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로 청중을 열광케 한 76분간의 연설은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했던 2016년 대선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이날 저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출정식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장을 가득 메운 2만여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가짜뉴스'를 향한 공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미국을 매우 위대하게 만들고 지키겠다"…재선도전 공식선언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이 "청중석에 자리가 서너 개라도 비면 가짜뉴스들은 행사장이 다 차지 않았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말하자 청중은 '진실을 전하라'고 외치며 언론을 향해 야유했다.
그는 자신이 집권 첫날부터 "가짜뉴스 언론"과 "불법 마녀사냥"으로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4년 전 아웃사이더 기업가는 기득권 중의 기득권인 대통령이 됐고, 경쟁 후보도 바뀌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대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격했다.
그는 당시 대선 쟁점이었던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다시 언급하며 "국무부에 깊이 박혀있는 이메일을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청중 역시 "그녀를 (감옥에) 가두라"는 4년 전 구호를 다시 외치며 화답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지만 내년 대선 경쟁자들에 대해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졸린 조'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짧게 언급하는 것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원들을 싸잡아 "극단적인 민주당 반대자들은 증오와 편견,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파괴할 것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극단적인 사회주의의 부상이나 아메리칸 드림의 파괴에 투표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두 번째 임기를 위한 어젠다를 내놓는 것보다는 원한을 갚는 일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AP는 "종말론적인 언어나 비난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0 대선 캠페인도 4년 전과 아주 많이 닮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새 대선 도전에 나섰지만 그의 메시지는 똑같다"며 "이민, 가짜뉴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부터 심지어 아카데미 상까지 대통령이 옛 전술에 기대 자신의 불만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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