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무장세력, 보르네오 앞바다서 어민 10명 납치

입력 2019-06-19 09:54
필리핀 무장세력, 보르네오 앞바다서 어민 10명 납치

납치된 어민은 '바다 유목민'…"몸값 요구 아직 없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하는 무장세력이 보르네오섬 앞바다에서 어민 10명을 납치했다.

19일 AFP통신과 일간 더 스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께 보르네오섬의 말레이시아령 동사바주 앞 탐비산 해역에서 무장세력이 어선 두 척을 습격해 어민들을 필리핀 남부로 끌고 갔다.



스피드보트를 타고 온 무장세력은 첫 번째 배에 타고 있던 어민 6명 중 4명을, 두 번째 배에 타고 있던 어민 10명 중 6명을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무장세력은 납치지점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필리핀 남부 시탕카이섬 방향으로 도주했다.

납치된 어민의 정확한 신원은 파악 중이나 현지 언론은 이들이 바자우 라우트(Bajau Laut)족이라고 밝혔다.

'바다 집시', '바다 유목민'으로 불리는 바자우 라우트 족은 필리핀 남부와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 등에 흩어져 살며 수상가옥에서 생활한다.

경찰은 무장세력들이 몸값 측면에서는 가치가 없는 '바다 집시'를 무슨 이유로 납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납치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납치범들로부터 몸값을 요구하는 어떠한 요구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 중인 악명높은 무장조직의 우두머리 아부 사야프가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추정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보르네오섬과 필리핀 남부 사이 해상에서 납치사건이 증가했다.

아부 사야프 일당을 비롯해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하는 여러 무장조직이 외국인을 납치해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고, 인질을 참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들 단체 중 일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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