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두산 77억 vs kt 23억, 입장수입 차이는 어떻게 메우나

입력 2019-06-19 08:21
[천병혁의 야구세상] 두산 77억 vs kt 23억, 입장수입 차이는 어떻게 메우나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지난해 KBO리그 10개 구단의 총 관중 수입은 923억원이다.

이 중 홈 관중 111만2천66명으로 1위를 차지한 서울구단 두산 베어스의 입장수입이 14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 트윈스는 139억9천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잠실 두 구단의 관중 수입이 KBO리그 전체 수입의 30%가량을 차지했다.

두산의 관중수입은 가장 적은 NC 다이노스(33억6천900만원)보다 4.2배나 많았다.

올 시즌 KBO리그는 전체 일정의 절반가량인 359경기를 치른 18일까지 10개 구단 총 입장수입 485억5천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관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한 가운데 입장수입은 4% 줄었다.

구단별 입장수입은 두산이 77억5천만원으로 역시 1위고 LG가 67억2천만원으로 2위다.

그러나 홈에서 39경기를 치른 두산은 33경기만 치른 LG보다 경기당 관중수입이 적어 시즌 뒤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있다.

NC는 올 시즌 새 구장 창원 NC 파크로 옮긴 덕에 관중수입이 142% 증가하며 37경기에서 지난해 총수입보다 많은 52억3천만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관중수입 꼴찌 구단은 kt wiz다.

수원 kt위즈파크를 사용하는 kt의 입장수입은 23억2천만원으로 두산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지방구단의 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

KBO는 지방구단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홈팀과 원정팀이 입장수입을 72-28로 배분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는 홈팀이 입장수입 100%를 가져가지만, KBO리그는 초창기부터 홈팀과 원정팀이 나눠 가졌다.

오랜 기간 KBO에 몸담았던 이상일 전 사무총장이 2016년 출간한 '여름보다 뜨거운 야구 이야기'에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여러 차례 바뀐 입장수입 분배 방식이 자세히 소개됐다.

이 책에 따르면 출범 첫해인 1982년에는 6개 구단이 관중수입을 모두 합해 똑같이 나눠 가졌다.

그러나 관중동원에 힘을 쏟은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을 차별화하기 위해 1984년에는 입장수입의 60%를 종전처럼 전 구단이 공동수입으로 분배하고, 나머지 40%는 홈팀과 원정팀이 6-4로 나눴다.

이후 전 구단 공동분배 방식이 사라지고 홈팀이 가져가는 입장수입 비율이 조금씩 높아졌다.

1986년에는 홈팀과 원정팀이 55-45로 수입을 배분했고 1987년에는 60-40으로 변경했다.

1988년에는 입장수입 배분 비율이 70-30으로 벌어지는 등 점차 홈팀에 유리한 쪽으로 변화했다.

당시에는 매년 이사회나 총회에서 관중수입 분배 방안을 놓고 대도시 구단과 지방구단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1993년에는 LG, OB(두산의 전신), 롯데가 수입 분배를 75-25로 바꾸자고 주장한 반면 나머지 5개 구단은 종전 70-30을 고수해 마찰이 심각했다.

결국 이상훈 당시 KBO 총재가 중재에 나서 홈팀과 원정팀의 분배 방식을 72-28로 나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KBO리그는 아직도 이 방식을 유지하기에 잠실구장과 수원구장에서 발생하는 수입 격차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관중수입 분배 방식은 지금도 10개 구단이 한 번씩 이견을 드러내는 '뜨거운 감자'다.

홈팀의 관중 동원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아야 하지만 리그를 운영하기 위해선 각 구단의 수입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도 안 된다.

이에 KBO는 관중수입과 달리 중계권료를 비롯한 각종 마케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구단별로 공평하게 배분하고 있다.

최근 10개구단 사이에 논란이 된 1차지명 제도 개선 방안과 더불어 구단별 수입 격차를 줄이는 것도 KBO가 풀어야 할 숙제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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