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서사 강조한 '엑스칼리버'…신영숙 "록스타같은 악역"

입력 2019-06-18 19:05
여성서사 강조한 '엑스칼리버'…신영숙 "록스타같은 악역"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세계 초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창작뮤지컬 '엑스칼리버' 출연진들은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최고의 스케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엑스칼리버'는 서구 판타지 서사의 근간인 아서왕 전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로 호평받은 EMK뮤지컬컴퍼니가 2014년 스위스에서 '아더-엑스칼리버'란 제목으로 초연된 작품의 판권을 산 뒤 대본과 음악 등을 새롭게 창작했다.

아더왕이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킨다는 줄거리는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이번 작품의 차별점은 대폭 강화된 여성 서사에 있다.

아더왕과 결혼한 '기네비어'는 연극, 영화 등 다른 콘텐츠에서 랜슬롯과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로 소비됐지만, 이 공연에선 활쏘기에 능하며 다른 여성들에게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인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기네비어 역을 맡은 배우 김소향은 "많은 고민 끝에 지금의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기네비어가 공주라는 설도 있지만, 우리 공연에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혼자 살아남았음에도 늘 희망을 꿈꾸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여느 뮤지컬과 다르게 무기를 휘두르고 남자와 육탄전을 벌이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굉장히 즐거웠다. 보시고 직접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독보적인 신 스틸러는 아더왕의 이복누나인 '모르가나'다. 마법사 멀린의 옛 제자이자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마녀인 그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했다. 동생의 후계자 지위를 찬탈하고자 고군분투한다.

모르가나를 연기하는 배우 신영숙은 "왕의 딸로 태어나 모든 걸 동생에게 빼앗겼다. 당연히 누렸어야 할 것을 되찾기 위해 악역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 여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짠하기도 하고, 술수를 부릴 때 희열을 느낄 수도 있다. 공감하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매력적인 악역"이라고 설명했다.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는 그는 "록 스피리트를 구현해 노래한다. 뮤지컬도 뮤지컬이지만, 록스타 신영숙으로 변신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엑스칼리버'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제작된 작품답게 쟁쟁한 제작진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쓴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뮤지컬 '데스노트'를 성공시킨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 중심에 서고 뮤지컬 '마타하리'를 연출한 스티븐 레인이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70여명이 등장하는 아더왕과 색슨족의 전투장면, 물·불·바람을 구현한 특수효과가 시각적 쾌감을 준다.

주인공 '아더왕' 역할의 배우 카이는 격렬한 전투 장면을 연습하다 얼굴을 다쳤다면서 "얼른 나아서 예쁜 얼굴로 무대에 서겠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대한민국 뮤지컬의 실력을 확인할 작품이 될 테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연은 8월 4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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