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공영 라디오프랑스 노조, 감원방침 반발해 파업
사측, 270∼390명 감원 방안 제시…노조 "공적서비스 수행 차질 우려" 반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공영방송 라디오 프랑스 직원들이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에 파업에 돌입했다.
라디오 프랑스는 18일(현지시간) 방송 공지를 통해 "파업 방침에 따라 모든 정상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없으니 청취자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라디오 프랑스 산하의 프랑스 블뢰, 프랑스 엥테르, 프랑스앵포 등의 지상파 라디오 방송과 인터넷 기반 방송들이 모두 제작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라디오 프랑스는 최근 감사원에 해당하는 회계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6천만 유로(800억원 상당)의 비용을 2022년까지 절감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270∼390명가량의 감원 계획이 포함됐다.
'라디오 프랑스 2022'로 명명된 이 구상은 국가의 재정지원 축소와 디지털 부문 투자 확대, 단기계약직 의존도 하향조정 등의 방안이 담겼다.
노사 협의에서 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연가 12일 감축 방안을 받아들이면, 감원 규모는 270명, 그렇지 않으면 390명이 된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총동맹(CGT), 민주노동연맹(CFDT) 등에 속한 라디오 프랑스 노조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공적 서비스 수행을 위해서는 필요한 만큼의 인원과 자원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위험하고 파괴적인 구조조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공영방송 개편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역점 과제 중 하나다.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프랑스 고등방송위원회(CSA)는 작년 2월 라디오 프랑스의 마티우 갈레 당시 사장이 공영방송 개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해임을 의결했다.
그가 라디오 프랑스 사장에 취임하기 전 국립음향영상연구소(INA) 대표 재직 당시 공공계약에 관한 법률을 어긴 혐의가 드러나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공영방송 개혁 국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2월 하원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프랑스텔레비지옹, 라디오프랑스 등 대표적인 공영방송사들의 실적 악화, 예산 낭비, 콘텐츠 질 저하, 외주제작사와의 비정상적 거래 관행 등의 문제점을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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