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안전은 우리가 지킨다…강원남부주민 기동대

입력 2019-06-18 15:28
강원랜드 안전은 우리가 지킨다…강원남부주민 기동대

지난 11일 컨벤션타워 사우나 화재 등 올해만 4건 막아

폐광지 출신의 비정규직…출동 대기 시간 이용 자체 훈련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지난 11일 오전 11시 14분께 강원 정선군 사북읍 강원랜드 종합상황센터의 화재감지기가 요란하게 작동했다.

컨벤션타워 사우나에서 불이 났다는 신호였다.

출동대기 중이던 경비·보안 기동대에 무전으로 긴급상황이 전파됐다.

기동대는 안전장비 착용과 동시에 현장에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자욱한 연기와 유독가스를 빼내고자 컨벤션타워 유리창을 깨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기동대는 경광봉을 들고 객실 손님들의 대피를 유도했다.

기동대가 목숨을 걸고 초기 진화를 하는 사이 소방대원들이 도착했다.

이날 불은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사우나의 벽·천장 등 30여㎡가 탔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기동대가 상황을 전달받고,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단 2분이 걸렸다.

이런 빠른 대응은 계속된 훈련 덕분이다.



강원랜드 경비·보안 기동대는 2012년 국제스키연맹 총회 개최를 대비해 조직됐다.

이들은 매월 2회씩 화재 진압·인명구조·심폐소생술 훈련을 한다.

별도 훈련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출동 대기 시간을 이용해 30여분간 스스로 훈련에 나선다.

손님 안전을 책임지는 생명·안전 분야에서 일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이들의 소속은 강원랜드가 아닌 협력업체인 강원남부주민㈜이다.

정선, 태백, 영월, 삼척 등 강원 폐광지 주민 힘으로 2000년 설립된 강원남부주민은 강원랜드의 미화관리, 경비·보안 등을 담당한다.

총직원 850여 명 모두 폐광지 주민이다.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하는 강원랜드 내외곽 경비·보안업무 직원은 200여 명이다.

이들은 발 빠른 대처로 올해 들어서만 4건의 각종 사고를 막았다.

4월에는 담배꽁초로 말미암은 산불, 5월에는 어린이날 불꽃놀이로 말미암은 화재를 각각 진압했다.

컨벤션타워 화재 진압에 앞서 지난 6일에는 메인호텔 뷔페식당에서 음식에 기도가 막힌 30대 여성 손님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기동대 관계자는 18일 "비록 비정규직이지만,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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