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주식시장 거래 패턴 밝힌 수학적 모형 개발

입력 2019-06-18 11:34
수정 2019-06-18 11:51
울산과기원, 주식시장 거래 패턴 밝힌 수학적 모형 개발

최진혁 교수팀,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재조정 분석…게임이론 적용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기관투자자 등 대규모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수학적 모형을 개발했다.

최진혁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미국 럿거스대(Rutgers University)·카네기멜런대(Carnegie Mellon University) 연구진과 함께 대규모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자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한 주식 구성) 조정 행위가 주식시장 거래량, 가격 변동성, 유동성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는 수학적 모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주식시장 변동을 설명할 때는 주로 헤지펀드처럼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를 주요 변수로 활용했다.

그런데 최 교수팀이 개발한 모형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처럼 '주문분할방식'(order splitting)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투자자 역할을 추가했다.

주문분할방식은 대량 주문으로 인한 주식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 거래할 물량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거래하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모형에 따르면 주식시장 주체 중 하나인 포트폴리오 재조정자(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와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 간 상호작용으로 주식시장 거래패턴이 장 초반과 후반에 거래량이 많은 U자형을 이루게 된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자는 장 후반 가격 변동을 줄이고자 초반에 의도적으로 공격적으로 거래해 자신이 세운 목표치를 시장이 인식하게끔 한다. 또 정보를 가진 투자자들도 초반에 포트폴리오 조정자를 경쟁자로 인식해 거래량을 늘리게 돼 장 초반에 전체 거래량이 증가한다.

그러나 장 중반으로 갈수록 정보를 가진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게 되면서 거래량을 줄이게 되고, 장 후반이 되면 상위 거래 물량을 채우려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에 의한 거래량이 증가해 주식시장 거래패턴이 U자형을 띠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게임이론(경쟁상대의 반응을 고려해 자신의 최적 행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 행태를 연구하는 경제학·수학 이론)을 적용한 확률 수리 모형으로 이와 같은 현상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기관투자자처럼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투자자가 주식의 거래량이나 가격 변동성 등에 어떤 변화를 유발하는지 수학적으로 보여준 연구다"라면서 "추가적인 실증연구를 통해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무경제학 분야 학술지인 '금융경제학 저널'(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6월호에 게재됐다.

hk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