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병사가 본 6·25전쟁 휴전 무렵의 한국 모습

입력 2019-06-18 11:04
미군 병사가 본 6·25전쟁 휴전 무렵의 한국 모습

루퍼트 넬슨 씨의 사진집 '헬로 코리아'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한국전쟁 휴전을 전후해 미군 병사가 찍은 칼러 사진들이 생동감 있게 담긴 사진집이 출간됐다.

눈빛출판사는 루퍼트 넬슨(88) 씨가 한국 복무 중에 촬영한 사진들이 게재된 '헬로 코리아(HELLO KOREA)'를 펴냈다.

이 사진집에는 한국전쟁 마지막 해인 1953년과 이듬해 초에 찍힌 풍경 사진 100장이 실려 있다.

촬영자인 넬슨 씨는 1953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강원도 화천과 춘천 인근의 최전방 포병부대에서 측량병으로 복무했다.











그의 사진에는 부대 생활과 전방 모습은 물론 한국의 농촌과 일상 풍경이 선명하게 담겼다. 농촌의 모내기와 추수 장면, 춘천의 시장 풍경과 천막 학교, 서울의 동대문과 시가지 모습, 부산항과 전쟁고아 등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넬슨 씨는 전쟁의 파괴와 죽음, 한국인의 절망과 희망을 이국인의 시선으로 생동감 있게 기록했다.

귀국 후 사우스다코타 주립대와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넬슨 씨는 농촌선교사로 태국 북부 산악지역에서 30여년간 일하다가 1996년 은퇴했다.

넬슨 씨는 사진집 서문에서 "한국에서 지낸 13개월은 나의 첫 외국 생활이었다. 미국에서와는 너무나 달랐지만 한국의 농촌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자란 미국 중서부의 시골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며 "역사는 기억되어야 하고 또 그로부터 학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집 발간은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미국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과정사상연구소 방문연구원을 지내던 중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시 필그림 프레이스 시니어스 타운에서 우연히 넬슨 씨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넬슨 씨는 한국에서 찍은 칼러 슬라이드(코다크롬) 240장을 갖고 있다고 정 교수에게 밝혔고, 이후 수차례 만남 끝에 슬라이드 기증 의사를 흔쾌히 나타냈다.

사진집에는 이런 과정과 넬슨 씨의 한국전쟁 체험, 미국 귀국 후 활동과 근황 등이 한글과 영문으로 상세히 실렸다. 원고는 정 교수와 문화연구자 한윤정(전 경향신문 기자) 씨가 함께 맡았다.

180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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