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한 아내 유골 '추억의 호수'에 뿌리고 남편은 심정지
64년 해로 美 80대 일본계 부부 사연 화제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평생 해로한 아내의 유골 가루를 추억 서린 호수에 뿌린 직후 심정지 상태가 와 숨진 미국 80대 노인의 사연이 화제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일본계 이민 4세대 랄프 세이치 미야타(88) 씨는 지난 4일 혼자서 인디애나 북부 중소도시 라포트의 스톤호수 한가운데로 배를 타고 들어가 화장한 아내의 유골 가루를 호수에 뿌렸다.
이는 지난 4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미야타씨는 1955년 시카고에서 아내 마지를 만나 결혼했다. 부부는 1965년 인디애나주 라포트로 이주해 2012년 플로리다로 가기 전까지 47년간 그곳에서 살면서 시시때때로 스톤호수에 나가 휴식과 여가를 즐겼다.
이 호수는 이들 부부에게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었다.
아내가 지난 4월 세상을 떠나고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자 미야타씨는 아내를 '행복의 장소'로 데려다주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는 오랜 친구 부부에게 빌린 배로 스톤호수로 나간 뒤 아내의 유골가루를 다 뿌린 시간 즈음 갑자기 쓰러지며 물에 빠졌다.
친구 부부가 발견하고 구조 당국에 신고했으나 병원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검시소 측은 마야타씨가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방세동 현상을 겪은 것으로 추정했다.
인디애나주 공원관리 당국은 "자연사로 추정돼 익사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다음 날인 지난 5일은 미야타 부부의 64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자녀들은 "부모님은 매년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고 챙기셨다"며 "하늘나라에서 두 분이 함께 행복한 결혼기념일을 맞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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