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외교장관 모스크바서 회담…"한반도 문제 중점 논의"(종합)

입력 2019-06-17 22:24
한-러 외교장관 모스크바서 회담…"한반도 문제 중점 논의"(종합)

방러 강경화 외교, 라브로프 외무와 회담…"북미대화 재개 지원 러 측에 요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양자 관계 및 한반도 문제 등 국제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열린 한-러 양국 외무장관 회담은 정오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이번 한-러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6월 개최한 한·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와 주요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이었다.

동시에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 강화 방향을 논의하고, 국제무대에서 협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강 장관은 회담 뒤 공동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현시점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진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북미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됨으로써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북미 대화 재개가 성사되도록 러시아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 한-러 양국 간 교역액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약 250억 달러에 이르고 인적 교류도 지속해서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인 70만 명을 기록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선 또 양국이 서비스 분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 장관은 설명했다.

한-러 양국은 수교 30주년인 내년에 교역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정해두고 있다.

강 장관은 이밖에 내년에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양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의를 강화하고 양국 관계를 한층 도약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도 언론브리핑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 상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면서 "한국 동료들과 한반도 문제 해결의 모든 참여국 간 대화 프로세스의 추가적 진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물론 러시아도 역내 현존 문제의 해결에서 진전을 이루는 유일하게 가능한 방안은 평화적·정치적 해결과 이 과정에서의 상응 화답 조치 마련이라고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강조해온 기존 러시아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라브로프는 특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 해결 행동 계획인 기존 '로드맵'을 발전시키는 러시아와 중국의 새로운 공동 구상에 주의를 촉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 동료들을 포함한 모든 핵심 국가들에 새 구상을 소개했으며 협상 참여자들의 입장을 근접시키기 위해 이 구상 공동 개발에 한국 동료들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2017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단계적 구상을 담은 '로드맵'을 함께 제시하고 이의 이행을 관련국들에 촉구해 왔다.

최근에는 이 로드맵을 발전시키고 구체화한 새로운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을 중국과 함께 마련해 관련국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회담에서 경제 협력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양국의 상호 투자 유지 및 확대방안, 남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참여하는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등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강 장관은 전날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며 이날 회담 뒤 곧바로 출국할 예정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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