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서 한발빼…"저농축 우라늄 저장한도 열흘뒤 넘겨"
"20% 농도 농축 우라늄도 필요, 농축 능력 충분" 경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원자력청은 17일(현지시간) 이란 중남부 아라크 중수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감축·동결 의무를 일부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원자력청 대변인은 "앞으로 열흘 뒤인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한도(300㎏)를 넘기게 된다"라며 "나탄즈 농축 단지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농축 속도를 4배 늘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3.67% 농도에 집중하지만 부셰르 경수로의 연료로 5% 농도 농축 우라늄과,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에 쓰기 위해 20% 농도의 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라면서 핵합의에서 규정한 농축 우라늄 농도를 넘길 수 있다는 점도 강하게 시사했다.
또 "20% 농도의 우라늄을 언제, 얼마만큼 생산할지는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정부의) 핵합의 점검위원회가 결정 할 것이다"라며 "우라늄을 고농축할 수 있는 능력은 지금도 충분하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지 만 1년이 되는 지난달 8일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한도(각각 300㎏, 130t)를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런 조처는 핵합의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핵합의에 따르면 상대방이 위반하면 우리도 이에 대응해 핵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핵합의 26조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이란 제재 완화·해제를 성실히 이행할 의무를 명시하고 이 제재를 복원하거나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 이란은 자신의 의무(핵프로그램 제한) 이행을 중단할 근거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그는 또 "아직 유럽에 기회가 있다"라며 "그들이 핵합의를 지키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8일 핵합의를 일부 준수하지 않겠다면서 60일(7월 7일) 안으로 유럽이 이란과 교역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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