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디토…용재 오닐 "누군가 실내악 부흥 이어갔으면"

입력 2019-06-17 15:06
아듀! 디토…용재 오닐 "누군가 실내악 부흥 이어갔으면"

12년 역사 '디토' 해체…"은퇴 아닌 또 다른 시작"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디토는 유독 실내악 청중은 없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사람들이 실내악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가 12년 역사를 뒤로하고 해체한다.

2007년 결성된 디토는 세련되고 깔끔한 외모를 갖춘 젊은 연주자를 내세우며 청중을 끌어모았다. 클래식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디토 음악감독이자 스타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은 17일 영등포구 교직원공제회관에서 열린 '디토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12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용재 오닐은 "음악을 페스티벌을 통해 나눌 수 있었던 데 감사하다"며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끝을 알리는 것이지 어떤 뮤지션도 은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각자 인생의 목표와 희망을 추구하기 위해 잠시 '디토 프로젝트'를 멈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게는 10년 가까이 함께한 멤버들에게 디토의 의미는 각별했다.

디토에서 9년간 활동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는 "제 음악적 커리어 중 가장 오랫동안 몸담은 프로젝트라 감회가 깊다"며 "매회 만나 연주해오니 뮤지션들이 형제처럼 느껴진다. 음악가로서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도와주고 디토를 통해 실내악을 익힐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쳉은 "앙상블 디토와 3년간 함께했는데 그 3년은 멋지고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다"며 "좋은 동료들과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나간 좋은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또한 "16살 때 객원 멤버로 앙상블 디토에 참여했고 정식 멤버로는 3년째"라며 "마지막 시즌이라 시원섭섭하고, 마지막을 같이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용재 오닐은 "전 세계 공통으로 실내악이 점점 팔기 힘든 음악이 됐다. 화려하지도, 블록버스터 같은 음악도 아니지만 관객과 가장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이 실내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2년간 디토를 이끌며 아쉬웠던 점에 대해 "너무나 많다. 아직 시도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많은데 못한 게 아쉽다"며 "다른 사람이 제 뒤를 이어 이어나갔으면 한다. 이 역할을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다. 그분에게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토는 지난 12일 고양아람누리에서 용재 오닐과 제레미 덴크의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2019 디토 페스티벌' 막을 열었다. 오는 19∼29일 예술의전당과 고양아람누리 공연을 앞두고 있다.

용재 오닐은 디토의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 "올해는 슈만이 레퍼토리에 포함됐다. 실내악 중 가장 대중적인 곡이지만 마지막 시즌에 보여드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슈만, 모차르트, 브람스, 드보르자크 등으로 꾸민 레퍼토리에 대해 "더 바랄 게 없는 레퍼토리"라며 "올해는 지금까지 앙상블 중 최고의 앙상블을 선보이게 됐다"고 자신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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