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성탄절 출생 덴마크 입양한인 "아버지 보고 싶어요"
출산후 모친 사망,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최금란 조산소에 맡겨져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출산 후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고 해요. 아마도 아버지는 저를 키울 능력이 없어 입양을 택했나 봐요. 다 이해해요. 아버지, 보고 싶어요."
1981년 성탄절에 태어나 생후 3개월 때 덴마크로 입양된 기테 포울센(한국명 정선경·여) 씨가 친부와 가족을 찾고 있다.
그는 최근 중앙입양원을 통해 가족 찾기를 의뢰하면서 "아버지와 다시 인연을 맺고 살고 싶고, 친언니나 친오빠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편지를 남겼다.
입양기관인 한국사회봉사회 자료에 따르면 그는 '1981년 12월 25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최금란 조산소 497-1번지'에서 태어났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32살 전후였으며, 출산 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입양 서류에는 생모의 이름은 나와 있지만, 사망일은 나와 있지 않다고 한다. 친부모 찾기 규정상 생모 이름은 공개할 수 없게 돼 있다.
"출생 당시 건강한 상태였고,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지 않았답니다. 아버지는 저를 키울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조산원에 맡겼고, 이듬해 1월 13일 한국사회봉사회에 의뢰했던 것 같습니다. 두 달 뒤 덴마크에 갔고요."
자료에는 형제와 자매가 있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
3살 많은 다른 한국인 입양인과 자란 그는 늘 친부모가 누구일지 궁금했었다고 한다. 10대 시절 입양 기록을 보고 생모가 자신을 낳은 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고통스러웠다고도 했다.
10살과 2살 딸을 낳아 기르는 엄마가 된 후 그는 가족에 대해 그리움이 더 커졌다. 딸들이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외숙모를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던 사실이 그를 슬프게 했다.
"엄마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늘 마음의 빈자리로 남아있었어요. 그런데도 저는 삶을 계속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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