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우루과이 전역서 정전사태…"4천800만명 불편"(종합2보)

입력 2019-06-17 05:15
아르헨티나·우루과이 전역서 정전사태…"4천800만명 불편"(종합2보)

아르헨 대통령 "철저 조사"…우루과이 거의 복구ㆍ아르헨 50% 공급 재개

전력회사 "상호접속시스템 고장"…수도공급ㆍ지하철운행·지방선거 차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남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양국 간 상호배전시스템에 고장이 나는 바람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 약 4천8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APㆍ로이터 등 외신과 라 나시온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들어 아르헨티나 절반가량의 지역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으며, 우루과이는 대부분 지역이 복구됐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트위터를 통해 전국의 50% 지역에 전기공급이 재개됐다며 에너지부의 관리들이 완전한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당국에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가리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전력부는 이날 오전 7시께 핵심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의 전력공급업체인 에데수르(Edesur)도 정전 직후 트위터를 통해 "전력 상호접속시스템 고장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 전기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우루과이의 국영전력회사인 UTE는 아르헨티나 배전시스템 고장으로 인해 전력이 끊겼다며 정전 원인을 아르헨티나 탓으로 돌렸다.

아르헨티나에는 4천420만명, 우루과이에는 340만명이 각각 살고 있다.

양국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450㎞ 떨어진 곳에 있는 살토 그란데 댐의 수력발전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전력망은 수년간 전력 요금이 거의 동결된 가운데 변전소와 전력선이 불충분하게 개보수되는 등 전반적으로 정비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처럼 양국 전역에 걸친 대규모 정전 사태는 최근 들어 전례 없는 일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이웃 나라인 브라질 남부지역과 볼리비아·칠레·파라과이 일부 지역에도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브라질과 칠레 정부는 정전 피해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해 해시태그 '#SinLuz'(정전)를 붙여 소식과 의견을 개진했다.

정전으로 교통 신호등에 불이 꺼지고 수돗물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정전으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으며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가정용 의료기기에 의존하던 환자들은 자가 발전기를 보유한 병원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휴대전화 불빛 아래 투표를 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정유 시설인 YPF사의 라 플라타 공장이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인 루카스 아코스타(24)는 AP통신에 "친구와 식사 약속이 있었지만 지하철 등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어 모든 것을 취소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오늘이 아버지의 날이다. 한 이웃은 내게 정전으로 자기 아들들이 올 수 없는 상황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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