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애국 강조 국민MC' 캐나다서 원정출산 의혹 거센 비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에서 국민적 인기를 끄는 방송 진행자로 꼽히는 연예인이 원정출산을 하러 캐나다에 갔다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란에서 뜨거운 화제가 된 이번 논란은 이란 국영방송에서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럼보드 자반의 아내 네가르 자바헤리언이 임신한 모습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확산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부부는 모두 인기 배우 출신으로, 이란에서 이른바 '셀럽 커플'로 유명하다.
이 사진이 알려지자 이란 네티즌들은 자반이 평소 방송에서 이란에 대한 애국심을 강조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원정출산을 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유명 연예인 부부가 정작 자신의 아이는 캐나다 국적자가 되게 하려고 비싼 돈을 들여 출산 직전 캐나다로 갔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란에서 번 돈을 원정출산을 위해 캐나다에서 쓴다면서 이들 부부를 국영방송이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자반은 15일 인터넷에 게시한 동영상을 통해 "내가 캐나다로 온 것은 이란 영화를 개봉하고 새 영화를 제작하는 협의를 위해서이지 원정출산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영화 관련 일이 최소 수개월 걸릴 예정이어서 임신한 아내를 이란에 혼자 둘 수 없어 함께 캐나다에 올 수밖에 없었다"라고 항변했다. 이 설명이 진심이라고 해도 캐나다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실인 셈이다.
그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여론은 냉랭한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으로 이란 국민이 고통받고 불안한 상황에서 국가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과시하던 인기 연예인이 고국을 떠나 원정 출산한다는 점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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