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경찰, '만병통치 마법카드'로 시골노인 등친 업체 수사

입력 2019-06-15 12:49
태국경찰, '만병통치 마법카드'로 시골노인 등친 업체 수사

"물컵에 카드 담갔다 마시면 효과 배가" 허위광고…당국 "효과 전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북동부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의학적 효능이 전혀 확인되지 않은 플라스틱 카드가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노인들을 중심으로 퍼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인터넷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북동부 콘깬주(州) 경찰은 전날 이 카드 판매를 맡은 다단계 업체 사장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이틀 전 업체를 급습해 중간 유통업자 모집 실적 등이 담긴 관련 장부와 거짓 효능을 광고하는 전단지 그리고 해당 카드 등을 발견했다.

태국 현지에서는 금주 초부터 태국 북동부 이산 지방 시골 지역의 주민들이 '에너지 카드'라는 플라스틱 카드를 판매원들의 꾐에 속아 사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다.

판매원들은 신용카드 크기의 이 '마법 카드' 또는 '에너지 카드'가 면역력 향상, 심장 강화, 신진대사 활성화, 정수 기능이 있다고 과장 선전을 했다.

특히 카드를 물컵에 담갔다가 열까지 세고 마시면 효과가 배가된다고도 홍보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시골 주민들, 특히 노인들이 아무런 효능도 검증되지 않은 이 플라스틱 카드를 1천500바트(5만7천원)에 다수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주민이 플라스틱 카드를 사용한 뒤 앓고 있던 증상이 완화됐다고 주장하면서 구매량도 더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보건당국은 그러나 "플라스틱 카드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는 어떤 질병도 치료하지 못 한다"면서 "주민 일부가 카드를 사용한 뒤 치료됐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카드를 산 뒤에도 여전히 약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거나 감정적으로 느끼는 위약(僞藥) 효과의 결과"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경찰 출신인 다단계 업체 사장은 방송에 출연, "'마법 카드'는 음이온을 통해 근육 이완에 도움을 준다. 마법이 아니다"라며 "카드를 물에 담그고 마신 것은 마을 사람들이지, 내가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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