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무역전쟁 속 미국 겨냥 상하이협력기구 단합 촉구

입력 2019-06-15 08:55
시진핑, 무역전쟁 속 미국 겨냥 상하이협력기구 단합 촉구

"글로벌 도전 함께 맞서야"…SCO회원국에 대규모 경제지원 제안

이란 대통령·파키스탄 총리와 만나…러·몽골 정상 3자 회동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의 단합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향후 대미 보복전에 거대 개발도상국들로 구성된 SCO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5일 중국중앙(CC)방송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14일(현지시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의 기조연설에서 "SCO는 글로벌 도전에 맞서 국제적 역할을 다하고 공동 논의, 공동 건설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계를 수호하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촉진하고 국제 질서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SCO 회원국들이 국제 및 지역 내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해 세계의 영구적인 평화와 공동 발전에 힘써야 한다"며 사실상 중국의 편에 서서 미국에 함께 맞서자고 요청했다.

시진핑 주석은 SCO 회원국들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철도, 도로, 송유관,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농업기술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과 지원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SCO는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더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국제수입박람회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만든 SCO의 회원국은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으로 구성돼있다.



SCO는 전 세계 인구의 44%에 달하는 인구 31억명의 거대 지역협의체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하며 핵보유국만도 4개국에 이른다.

시진핑 주석은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도 만나 이란 핵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지지하고 다자주의 등을 강조하면서 대미 공동 전선을 폈다.

또한, 시 주석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는 파키스탄의 경제 회랑 건설에 중국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할트마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과 삼자 회동에서도 보호주의에 맞서 힘을 합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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