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규제 위한 규제, 의도치 않은 결과 가져올 수도"
"규모에는 이익 있어…인공지능 같은 미래기술 투자는 규모 덕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규제를 위한 규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CNN 방송은 피차이 CEO가 자사의 '파피 할로'에 출연해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차이 CEO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구글을 포함한 4대 정보기술(IT) 공룡들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만약 규제를 위한 규제를 한다면 많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규모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했다. 단기 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5∼10년 뒤의 미래 기술에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구글의 규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런 이유로 인공지능(AI)이나 퀀텀 컴퓨팅 같은 영역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도 IT 대기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구글 같은 회사들이 너무 덩치가 커지면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는 옳다. 우리는 이런 논의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는 차세대 실리콘밸리가 되기를 열망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며 "그들도 그들의 회사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양자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조사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크고 성공한 회사도 필요하다는 사실과 조사 간에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IT 기업들을 분할하면 중국의 기업들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셰릴 샌드버그와 논조가 비슷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이 미 정부로부터 반독점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보도에 놀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유럽에서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따라서 이는 우리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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