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대표 후보들, 압도적 선두 존슨에 "TV 토론 나와라"

입력 2019-06-14 17:52
英 보수당 대표 후보들, 압도적 선두 존슨에 "TV 토론 나와라"

"총리 원하면 정밀검증 받아야"…존슨은 확답 안 해

핸콕 보건부 장관 중도하차할 듯…추가 포기 후보 나올지 관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보수당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선두주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존슨 전 장관이 차기 당대표 및 총리에 선출될 가능성이 커지자 정밀검증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집권 보수당 당대표 경선과 관련해 채널4 방송이 오는 16일, 공영 BBC 방송이 오는 18일 각각 TV 토론회를 개최한다.

앞서 전날 실시된 경선 1차 투표에서 총 10명의 후보 중 존슨 전 장관이 114표를 얻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43표),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37표)의 3배 가까운 지지를 받은 것이다.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11표)와 하퍼 전 제1 원내총무(10표),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9표) 등은 탈락했다.

남은 7명의 후보 중 존슨 전 장관을 제외한 6명은 전날 저녁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TV 토론 참가를 확정하면서 존슨 전 장관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당은 아주 중요한 순간을 맞고 있다"면서 "차기 보수당 대표이자 총리는 새로운 비전 아래 영국을 하나로 통합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경선이 이러한 비전을 뒷받침할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구체화하고 정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만큼, TV 토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존슨 전 장관은 그러나 TV 토론 참여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존슨의 대변인은 오는 16일 채널4 토론 참가 여부를 방송사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존슨 측은 통상 선거에서 선두를 달릴 경우 TV 토론 참여가 별다른 득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정치판 속설 때문에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공식 경선 캠페인 기자회견에서도 존슨은 질문을 6개로 제한하는 등 언론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헌트 외무장관 지지를 선언한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은 "모든 후보는 TV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 우리 당은 지금 총리를 뽑고 있다. 후보자들은 토론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을 지지하는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은 "무언가를 숨기려는 이는 경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며 검증을 회피하려는 존슨 전 장관을 비판했다.

남은 7명의 후보 중 중도에 하차하는 후보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1차 투표에서 20표의 지지를 얻어 6위에 그친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빠르면 이날 중 경선 참여 포기 및 다른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핸콕 장관은 전날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을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핸콕 장관이 헌트 외무장관이나 고브 환경장관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도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27표), 자비드 내무장관(23표),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19표) 등도 사퇴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8일 실시될 2차 투표에서는 33표 이상을 얻어야 계속해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자들이 계속 탈락하는 과정에서 탈락 후보와 지지자들이 존슨 전 장관에 대항하기 위해 헌트 외무장관 등 다른 후보 지지로 힘을 합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은 19일과 20일에도 이같은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해 최종 2명의 후보를 남긴 뒤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이 우편 투표를 통해 최종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2일 시작하는 주에 새 보수당 당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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