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추진…동네 주민들은 "반대"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시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근 주민 반대가 만만치 않다.
부산시는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부산의 진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시민 의견이 많아 이달 중 환경부에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건의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환경부는 국립공원 지정 건의가 접수되면 자연조사 등 타당성 검토와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한 뒤 국립공원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국립공원 지정까지 최소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부산시는 예상했다.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의견은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열린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여운상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정산은 범어사와 금정산성 등 문화유산 90여점과 1천795종에 달하는 생물 종이 서식하는 부산의 진산"이라며 "연간 312만명이 찾는 금정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립공원 지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놓고도 20년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은 곳은 도시공원에서 해제하는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국립공원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호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범시민 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금정산은 사유지 비율이 높은 탓에 2020년 공원일몰제가 실시되면 국립공원 지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84.5%에 달하는 금정산 사유지 비율은 국립공원 지정에 큰 걸림돌인 상태다.
국립공원인 광주 무등산의 경우 사유지 비율이 60%가량이다.
실제로 금정산 금성동 주민은 부산시의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 의견을 밝힌 상태다.
이정권 금성동 주민대책위원장은 "금성동 주민들은 40년 이상 도시공원이나 유원지 용지에 묶여 개발이나 건축을 못 했는데 인제 와서 국립공원까지 지정되면 재산권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금성동 주민은 나무 심기는 물론 사유지를 등산로로 개발해 시민에게 개방했다"며 "사유지 매입 없이 국립공원 지정이 추진된다면 등산로 폐쇄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국립공원 지정에 필요한 부대시설 대지는 매입을 하더라도 기존 사유지 대부분을 매입하기는 힘든 형편"이라며 "주민들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이나 주차장 개설 등 다른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주민과 만나 이견을 좁혀나가겠다"고 말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