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생수사업 비리 의혹' 자승 전 총무원장 경찰 소환
지난 10일 피고발인 조사…경찰수사 곧 마무리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생수 사업과 관련해 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자승 스님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고발된 자승 스님을 10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자승 스님을 상대로 조계종 생수 사업의 구조와 의사 결정 체계 등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대한불교조계종 지부는 4월 자승 스님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초경찰서에 배당했다.
노조는 고발장에서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있던 2011년 조계종과 하이트진로음료가 '감로수'라는 상표의 생수 사업을 시작했는데, 상표 사용 수수료로 지난해까지 약 5억7천만원을 제삼자인 ㈜정에 지급해 종단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자승 스님의 친동생이 ㈜정의 사내이사를 지내는 등 자승 스님과 업체 간 특수관계가 의심된다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수수료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2010년 6월께 ㈜정이 조계종에 생수를 납품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우리 회사에 제공했고 납품 계약이 성공함에 따라 ㈜정에 마케팅, 홍보 수수료를 지급해온 것"이라며 "이는 일반적인 유통 영업 형태"라고 말했다.
피고발인인 자승 스님이 소환 조사됨에 따라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경찰은 고발인인 조계종 노조 관계자와 제보자를 각각 고발인,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생수 공급을 맡은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도 조사했다.
지난달에는 하이트진로음료를 상대로 압수 수색을 해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하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과 노조는 지난해 8월부터 노조 설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총무원은 노조가 자승 전 원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노조 지부장과 지회장 등 2명을 해고하고 다른 노조 간부 2명을 정직 처분하는 등 중징계를 내렸다.
노조는 총무원에 부당징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내고 대국민 서명운동 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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