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대우조선 현장실사…현대중, 거제 다시 찾을까
현대중, 현장실사 재시도 예고…'절대 불가' 방침 노조 설득이 관건
(거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현대중공업의 현장실사가 기한 마감으로 별다른 성과 없이 무산됐으나 실사 여부를 둘러싼 대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은 대우조선 노조 설득작업을 이어가며 어떻게든 옥포조선소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현장실사를 하지 않더라도 인수 절차에 법적 문제는 없으나 옥포조선소 내부 현황이 서류상 내용과 일치하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록 공식적인 현장실사 기한은 지난 14일로 끝났으나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산은과 협의만 되면 현대중은 언제든지 다시 대우조선을 찾을 수 있다.
다만 물리적 충돌 없이 현장실사를 진행하려면 대우조선 노조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지난 10주간의 현장실사 기간에 옥포조선소를 방문하지 못하고 서류 검토만 하며 시간을 보낸 것도 결국 노조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었다.
인수합병 논의 초기부터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한 노조는 내부 진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형버스가 출입할 수 있는 옥포조선소 정문과 서문, 동문에 노조원을 배치해 24시간 감시 태세를 갖추고 있다.
노조 설득 없이 옥포조선소에 들어가려면 사실상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한데 이는 현대중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게다가 변광용 거제시장과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까지 후방 지원에 나서는 등 지역 여론도 노조 쪽으로 돌아선 상태다.
현대중 관계자는 "현장실사 자체는 현대중이 가진 권리인데 이행이 안 됐으니 포기할 수 없다"며 "집 한 채를 사더라도 내부에 하자가 없는지 일일이 다 확인하는데 대우조선처럼 큰 회사와 합병하며 현장 확인을 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설득작업도 계속 이어가며 어떻게든 길을 트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 방식이나 기간 등은 추후 산은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기존의 현장실사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현대중이 옥포조선소 진입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지회 신상기 지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살펴보면 현대중이 순순히 물러날 분위기가 아니다"며 "현대중 실사단이 대우조선 진입을 강행한다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며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대중이 현장실사를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24시간 관문 감시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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