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터 "'아스달 연대기' 세트장, VFX로 5배 더 키워"

입력 2019-06-16 08:00
덱스터 "'아스달 연대기' 세트장, VFX로 5배 더 키워"

"드라마는 거의 첫 도전, 외국작품보다 실사진과 영상 참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아시아 최고의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력과 규모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드라마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첫 도전작은 바로 tvN의 초대형 프로젝트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태고 판타지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 작품은 부족별로 조금씩 다른 자연환경과 구조물부터 신성한 의식을 담은 장면들까지 어느 하나 VFX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경수 덱스터 스튜디오 VFX슈퍼바이저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동안 주로 영화 VFX 작업을 했고, 드라마는 '아스달 연대기'가 거의 처음이었다"라며 "그동안 저희가 시도해보지 못한 시퀀스들이 많았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작업 간 가장 큰 차이로는 타임라인, 그리고 프로젝터와 TV라는 시청환경 차이를 꼽았다.

백 슈퍼바이저는 "주로 영화 작업을 해서 프로젝터 시스템에 특화해 있는데 드라마는 집마다 다른 시청환경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라며 "조금씩 방법을 찾아가지만 여전히 어렵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화는 촬영과 편집이 모두 끝나고 후반 작업을 하는데 드라마는 촬영과 편집, 컴퓨터그래픽(CG)을 동시에 진행한다"라며 "영화는 전체 컷 수가 2천500컷을 넘지 않는다. '신과함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18부작인 '아스달 연대기'는 1만5천컷 정도 예상한다. 인물을 제외한 배경이 모두 CG인 경우도 많다"라고 했다.



'아스달 연대기' 작업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환경'이었다.

"부족들이 사는 공간이 서로 달랐고, 스토리 흐름에 따라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야 했죠. 김원석 PD님이 생각한 콘셉트는 현실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고대부터 존재했을 법한 환경이었어요. 콘셉트에 맞는 세계 곳곳의 공간을 레퍼런스로 조사해 그렸죠. 1~4부에 나오는 자연환경에 가장 많이 집중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운 종족을 표현하는 데는 오히려 CG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의상과 분장을 통해 충분히 표현됐다"라고 덧붙였다.

'아스달 연대기' 세트장은 경기도 오산에 거대하게 지었다. 하지만 실제로 화면에서 시청자가 만나는 모습은 VFX가 한층 덧입혀진 것이다.

백 슈퍼바이저는 "아스달의 주요 공간 위주로만 세트가 조성됐고, 이를 VFX를 통해 5배 이상 더 크고 웅장하게 만들었다. 세트 건물들의 연장·합성과 도시 배경을 CG로 구현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1부 시작부터 나오는 아뜨라드, 반칼곶, 신성한 곳, 예쁜 물가, 눈물의 바다, 대흑벽, 대흑벽 엘리베이터, 아스달 도시를 거의 풀(Full) CG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인파를 표현하는 데도 디지털 캐릭터가 활용됐고, 하얀 늑대 역시 CG 작품이다. 배우들을 제외한 배경 자체가 모두 CG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백 슈퍼바이저는 방송 후 '왕좌의 게임'이나 '아포칼립토', '아바타' 등 외국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화면들이 눈에 띄었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오히려 실사 사진과 영상을 참고해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VFX 레퍼런스뿐만 아니라 실제로 로케이션도 태고의 공간을 연상할 법한 국내외 다양한 자연환경을 찾는 데 주력했다"라고 했다.



'아스달 연대기'가 5회까지 방송한 가운데 덱스터 스튜디오 내부 반응도 물었다.

백 슈퍼바이저는 "재밌고 신선하다고 말씀하는 분들과, 아쉽다는 분들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모두의 기호를 맞출 수는 없다"라며 "하지만 저는 한국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으니 끝까지 봐달라"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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