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들 뛰어넘는 웃음·감동·재미…'토이 스토리4'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장난감 이야기인데, 이토록 기쁨과 슬픔, 애절함, 사랑, 감동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스토리가 있을까.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2010년 세 번째 이야기 이후 9년 만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생동감 있는 캐릭터, 통찰력이 담긴 메시지 등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만의 장점. 4편은 이런 장점들을 더욱 극대화했다. 장르의 멜팅폿(용광로)이자, 영화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동산처럼 느껴진다. 관객을 놀이기구에 태우고 달리면서 긴장감, 오싹함, 가슴 뭉클함 등 다양한 감정 속으로 쉴새 없이 몰아넣는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한바탕 웃음과 눈물을 쏟을 만하다.
영화는 카우보이 인형 우디가 새로운 주인 보니와 새 삶을 사는 이야기로 출발한다. 우디는 3편에서 대학에 진학한 앤디를 떠나보내며 "잘 가! 내 파트너"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 관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우디는 여섯살 난 보니를 앤디처럼 잘 보살펴주려 하지만, 다른 장난감들에 밀려 벽장 신세다. 그래도 보니의 행복이 늘 최우선인 우디 앞에 새 친구 포키가 나타난다. 보니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회용 숟가락 포크로 직접 만든 포키는 주인을 따르는 장난감의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
그런 포키를 찾아 떠난 우디는 오래전 헤어진 친구 보핍을 만나고, 자립심 강한 그녀 덕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픽사가 1995년 3D로 처음 선보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는 3편까지 이어오면서 진화를 거듭했다. 4편은 그런 진화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는 더 깊고 탄탄해졌고, 캐릭터 역시 생동감 있고 디테일하게 구현됐다. 인형 속 솜털이나 도자기 인형의 반질반질한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기술적인 면에서도 성취를 보여준다.
주인을 즐겁게 하는 것이 사명임에도 언젠가는 외면받는 순간에 직면해야 하는 장난감의 쓸쓸한 숙명이나,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집착하거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장난감들, 친구를 구하려 위험을 무릅쓰는 그들만의 우정 등 인간사 못지않은 장난감의 세계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골동품 가게에 갇힌 포키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이 각양각색의 기발한 방법을 동원하는 장면은 웬만한 코미디, 액션 스릴러를 뛰어넘는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의 각본을 쓴 조시 쿨리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감정의 스펙트럼도 한층 넓고 다양해졌다.
원년 멤버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난감 캐릭터들이 등장해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톰 행크스가 목소리를 맡은 주인공 우디를 비롯해 우주전사 버즈(팀 앨런 분), 여전사인 도자기 인형 보핍(애니 파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본능에 이끌려 쓰레기통으로 끊임없이 탈출을 감행하는 포키(토니 헤일)나 사랑스러운 외모와 달리 친구에 대한 무서운 소유욕과 집착을 지닌 인형 개비개비(크리스티나 헨드릭스), 오토바이를 타는 스턴트맨 장난감 듀크 카붐(키아누 리브스) 등도 각자 개성을 뽐내며 제 몫을 충분히 해낸다. 6월 20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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