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해에서 한달만에 대형 유조선 2척 또 피격…"어뢰 공격"(종합)
지난달 12일 유조선 4척 피격…중동 정세 경색
유조선 선원 긴급 탈출…피격 보도에 유가도 급등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국영 아랍어 방송 알알람은 13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으로 이어진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이날 오전 피격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이라크, 오만, 카타르가 중재자로 나서고, 12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동의 긴장을 완화하는 조력자로 자임하면서 이란을 방문했음에도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곳에서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또 벌어지면서 중동 정세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알알람 방송은 "오만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폭음이 두 차례 연속으로 들렸고, 이 폭음은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실어 나르던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으로 발생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 이들 대형 유조선이 피격 뒤 긴급 구조신호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조선 1척이 화염에 휩싸여 선원 모두가 긴급 탈출했고 침몰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사 안전기구(UKMTO)가 13일 오만해에서 불상의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이곳을 지나는 선박은 매우 주의하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에 주둔하는 미 5함대도 블룸버그 통신에 유조선 2척의 피격 사실을 확인했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해운전문 뉴스인 트레이드윈즈는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 소유의 유조선 1척이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부근 오만해에서 어뢰에 공격당했다"라고 보도했다.
공격의 주체나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 피격 유조선의 선적이 각각 마셜제도(프론트 알타이르 호)와 파나마(코쿠카 코레이져스 호)라고 전했다.
유조선 피격이 보도된 직후 브렌트유의 가격은 배럴당 4.5% 급등, 61.67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지난달 12일 사우디아라비아, UAE,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4척이 이번 사건 발생 지점과 가까운 오만해상에서 공격당하면서 걸프 해역을 둘러싼 긴장이 급격히 고조했다.
당시 이들 유조선은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선) 부근에 구멍이 났으나 인명 피해나 침몰, 원유 유출 등은 없었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위의 명분을 쌓기 위해 꾸민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오만해는 원유 수송로이자 걸프 해역의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진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이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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