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재선정에 춘천레고랜드 또 '흔들'…손해배상·소송 우려

입력 2019-06-13 14:58
시공사 재선정에 춘천레고랜드 또 '흔들'…손해배상·소송 우려

강원도의회, 레고랜드 사업 집중 질의…"행정조사권이라도 발동할 것"

강원도 "시공사 문제, 합의점 도달…멀린서 2021년 5월 개장 밝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원도 춘천레고랜드 사업이 영국 멀린사가 직접 투자·개발하기로 하면서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시공사 선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사업 전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는 시공사 선정 문제는 건설사와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했고, 멀린사에서 2021년 5월에 개장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우려를 일축했으나 각종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레고랜드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13일 글로벌투자통상국 소관 2018회계연도 강원도 세입·세출 결산안 심의에서 레고랜드 사업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특히 시공사가 바뀔 경우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사업이 계속해서 논란 속에 추진된다면 행정조사권이라도 발동해 제대로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초 도와 강원중도개발공사(전 엘엘개발)는 STX를 시공사로 선정해 레고랜드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멀린사가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멀린사가 국내 굴지 건설사를 대상으로 재입찰을 진행,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달 선정했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돼 STX가 시공에서 완전히 배제될 경우 도는 STX에 손해배상금 등으로 100억원 이상을 물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STX에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시 공사 지연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신영재(홍천) 의원은 "멀린사와 총괄개발협약(MDA)을 체결할 당시 STX를 시공사로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가 멀린과 협상에서 너무 저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홍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은 "3주 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뒤 STX 문제 해결을 위해 컨소시엄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협업을 추진하고 있고 정확하게 밝힐 순 없지만,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멀린사가 공식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발표함과 동시에 도에서는 STX 해결 방안을 중도개발공사와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STX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더라도 애초 시공사로 선정됐을 때와 수익구조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더불어민주당 조형연(인제) 의원도 "STX가 사업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원들은 자료 요청 거부로 인해 의원들조차 사업 추진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사업 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전 국장은 "최근 멀린사에서 존 오셔 레고랜드 개발사장이 도를 찾아 개장 시기를 1년 앞당긴 2021년 5월에 개장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레고랜드가 조기 개장할 수 있도록 도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글로벌투자통상국이 지난해 레고랜드 코리아 테마파크 공정 성과를 달성(130%)했다고 보고한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원태경(춘천) 의원은 "의원들이나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사업이 전반적으로 미진하고, 도 현안 사업 중에서도 가장 걱정스러운데 100%가 넘는 성적표가 나왔다는 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형연 의원도 "편성 예산을 모두 사용했다고 해서 사업목표를 달성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 국장은 "상하수도·전기·가스 시설 등 예산에 편성된 기반시설 공정과 관련해 성과지표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철 경제건설위원장은 "오늘 답변을 종합해보면 늦어도 7월 안에는 모든 사업이 정상적으로 개시될 것이라고 하는데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9월 회기 중에는 행정조사권이라도 발동해 정확한 내용을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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