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옛 송도역 가로질러 도로 추진…역사 복원사업 차질
역사 건물 1개동 철거 위기…주민 "원래 자리에 보존해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폐선된 수인선의 마지막 흔적인 옛 송도역 역사 자리에 도로 건설이 추진돼 '옛 송도역 복원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는 14일 인천시민의 애환을 간직한 옛 송도역을 '추억의 관광지'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사업은 옛 송도역을 포함한 일대 2천101㎡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폐선된 수인선 정차역 중 유일하게 남은 옛 송도역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는 게 골자다.
문제는 옛 송도역 부지 일부가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포함돼 이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옛 송도역 부지 일부를 포함한 옥련동 104번지 일대(28만8천351㎡)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철도 환승시설·숙박시설·영화관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현재 사업설계를 마친 상태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옛 송도역 자리에는 도로가 들어설 예정으로 계획대로라면 옛 송도역 운수시설건물(80.96㎡)과 물품창고(70.73㎡) 등 총 2개 동 중 1개 동은 허물어야 한다.
연수구는 옛 송도역 건물들을 모두 들어 올려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있는 그 자리에 옛 모습으로 되돌리는 게 '복원'의 취지에 들어맞는다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철로 등 많은 정차역 시설이 땅속에 그대로 묻혀 있다는 주민들의 증언들도 옛 송도역을 현재 자리에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연수구는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조합과 협의해 옛 송도역 부지를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협의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사업설계가 끝난 상황이어서 옛 송도역 부지를 사업 부지에서 제외하면 사업설계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계 비용도 재차 소요될 뿐만 아니라 교통영향평가 등 나머지 절차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이병철 연수구 문화체육과 관광문화재팀장은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옛 송도역을 현재 자리에 복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건물을 들어 올려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조합 측과 협의를 진행해야 복원사업의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옛 송도역은 1937년 수인선(수원역∼남인천역·46.9㎞) 개통과 함께 문을 연 협궤열차(소형 증기기관차) 정차역이다.
당시 경기 시흥지역과 인천 소래지역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을 운반하려는 시민들의 교통수단으로 50년 넘게 운행됐지만, 협궤열차가 쇠락하면서 1994년 문을 닫았다. 1995년 수인선 폐선 이후 현재 존재하는 정차역은 옛 송도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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