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부행장 "위안화 환율 합리적 수준서 관리 능력 있어"
"환율 유연성과 안정성 사이 균형 이루는 것이 유익" 언급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 격화로 최근 들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중국 외환 관리 당국자가 환율 안정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그러나 환율 안정과 더불어 환율의 '유연성'도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이 일정 범위에서는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장은 13일 상하이 푸둥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1회 루자쭈이(陸家嘴) 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있어 완전한 기초,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중국이 환율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것과 환율 안정을 유지하는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국제·국내적으로 유익하다"며 "이런 방식을 통해 위안화 환율의 무질서한 조정과 세계 금융시장에 끼치는 부정적 효과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대중 관세율을 인상하고 중국 역시 같은 조치로 맞대응해 무역 전쟁이 격화하자 위안화 가치가 3% 가까이 급락(위안화 환율 상승)하면서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에 근접했다.
최근엔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이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환율과 관련해 '특정 수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자국 수출 기업에 도움을 주려고 '포치'(破七·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것)를 용인할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기본적인 환율 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특정한 환율 방어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는 과거 위안화 환율이 불안 양상을 보였을 때 '포치' 의지를 구체적으로 피력했던 것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인민일보 계열인 글로벌 타임스도 최근 중국이 '포치' 방어에 급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중국이 이달 말 홍콩에서 환율 방어용 단기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달러당 7위안을 위협했던 위안화 환율은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13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여전히 9.3위안대를 넘나들며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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