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문화재 불법 파괴, 유적 보호제도 바꿔야"
고고학계·역사학계 성명 발표…"문화유산 보존은 우리의 책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고학계와 역사학계가 최근 잇따라 벌어진 문화재 불법 파괴를 우려하며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고고학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유적의 불법적 파괴행위는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제도적 장치 부족이 불러온 참상일 것"이라며 "민족의 미래자산인 문화유적 보호와 조사에 대한 전면적 재구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고대사학회, 한국대학박물관협회, 한국상고사학회 등도 이름을 올린 성명에서 고고학회는 안동·영주 도로 건설 과정에서 유물 산포지에 대한 불법 공사 시행이 드러났고, 고령 본관동 가야 고분 20여 기가 거의 궤멸했다고 지적했다.
또 구미 무을면 송삼리 고분군 일원과 안성 도기동 산성 유적에서 일어난 문화재 피해 사례도 언급했다.
고고학회는 "문화유적은 공적 자산이기에 그 보호와 보존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숭고한 책무"라며 지역개발을 빌미로 공적 기관에 의한 문화유적 파괴행위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재산 손실을 보전하는 '매장문화재 부담금'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1조원도 안 되는 문화재청 예산을 정부 예산의 1%인 4조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고학회는 "형질 변경을 수반하는 모든 개발사업은 사전에 문화유적과 관련된 부서의 검토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행정제도 감독을 강화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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