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마 떼고도…키움 더 강해지다
최근 5경기 4승 1패 수확하며 4위 도약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둬들이며 4위로 올라섰다.
전력의 핵심인 박병호, 조상우, 김동준의 전력 이탈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키움은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치러진 NC 다이노스와의 방문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9-8로 승리했다.
연장 10회 초 제리 샌즈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결승점을 뽑았고, 좌완 오주원이 10회 말 등판해 무실점 투구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와 특급 마무리 조상우는 장기에 비유하면 각각 '차'(車)와 '포'(包) 같은 선수다.
키움 전력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이라는 얘기다.
박병호는 6일 무릎과 허리 부상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조상우는 오른쪽 어깨 후방 견갑하근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아 최소 한 달간 결장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한 김동준은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구에 손을 맞아 치료를 위해 10일 일본으로 향했다.
키움은 차, 포는 물론 마(馬)까지 떼고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키움은 이들을 빼도 막강했다.
SK, 두산, NC 등 상위권 팀들과의 5경기에서 4승 1패를 수확했다.
전력의 주축인 3명이 빠졌어도 나머지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자 기대 이상의 성과가 따라왔다.
11일 NC전에서는 선발 최원태(4이닝 8실점)가 일찍 무너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추격해 한때 5점 차로 뒤졌던 경기를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른바 '미친' 활약을 펼친 선수도 없었다. 득점공식은 정석에 가까웠다.
선두타자가 출루하면 보내기 번트와 진루타로 득점권에 보낸 뒤 내야 땅볼이나 희생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키움은 그렇게 6회 초 1점, 8회 초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0회 초에도 선두타자 2루타와 진루타,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얻었다.
조상우가 빠진 불펜진은 저마다 힘을 냈다.
신재영(2이닝)-윤영삼(1이닝)-한현희(1이닝)-김상수(1이닝)-오주원(1이닝)이 도합 6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제공했다.
직전 경기였던 9일 두산전에서 선발 에릭 요키시가 KBO 무대 첫 완봉승을 수확한 영향도 컸다.
요키시는 경기 초반에는 잘 던지다가 5∼6회에 접어들면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요키시는 이날 9회까지 마운드를 홀로 책임지며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었고, 불펜진에는 소중한 휴식을 제공했다.
그 결과가 이번 주 첫 경기인 11일 NC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야구는 특정 선수 한두 명이 하는 게 아니라 팀을 이루는 구성원 모두가 잘해야 하는 스포츠다. 키움의 최근 야구가 바로 그렇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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