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에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추천' SK케미칼 前직원 재판에

입력 2019-06-11 22:38
'옥시에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추천' SK케미칼 前직원 재판에

SK케미칼, 2016년 수사땐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쓰일지 몰랐다" 주장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인체에 유해한 원료물질을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추천한 SK케미칼 전 직원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를 제조한 SK케미칼은 그간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일지 몰랐다고 주장해 처벌을 피해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SK케미칼 전 직원 최모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씨는 2006년까지 SK케미칼에서 근무하며 PHMG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이후 SK케미칼 퇴직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해 만든 CDI 연구소장으로 옮겼다. CDI는 PHMG 원료물질의 중간도매상 역할을 했다.

옥시는 PHMG를 납품받아 2011년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 때 가장 큰 피해자를 낸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원료물질로 썼다.

최씨는 SK케미칼에서 옥시 측에 PHMG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물질의 유해성이나 흡입 위험성을 사전에 알면서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옥시에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추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2016년 옥시·롯데마트 등 PHMG를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업체들을 수사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에 따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6년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SK케미칼은 '원료물질을 중간도매상에 판매했을 뿐, 사용 용도는 몰랐다'고 주장해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은 최씨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PHMG 화학물질을 판매했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당시 의사결정을 책임진 SK케미칼 윗선에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인 PHMG와 C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를 모두 제조·공급한 회사다.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CMIT·MIT를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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