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미룰 수 없는 과제"…광장에 울려퍼진 '을'들의 함성
서울광장서 노동자·청년·중소상인 '을들의 만민공동회'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노동자와 청년, 중소상인 등이 모여 재벌체제 개혁을 더 미룰 수 없다며 전국민적인 개혁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 등 10개 단체는 11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재벌체제 개혁을 위한 을(乙)들의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기조 발언에서 "한국 재벌은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사익 추구 등을 언급하며 재벌체제로 인해 경제의 경쟁성이 저하되고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면 "정치적 민주주의 또한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재벌 개혁을 통해 한국 사회·경제가 가진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재벌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자구조 제한을 통한 경제적 집중 해소, 일감 몰아주기 금지, 가맹점·대리점 사업자의 협상력 강화, 단체협약 권리 보장 등을 재벌체제 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제2의 촛불 시민운동과 같은 개혁 연대를 통해 재벌 개혁과 새로운 (경제)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힘을 합쳐 재벌체제 개혁에 앞장서자고 제언했다.
이날 원탁회의와 토론에 참여한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재벌 기업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재벌 개혁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촛불 항쟁으로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재벌체제 개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재벌체제 개혁은 더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 되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이 피, 땀으로 만든 결실은 재벌들에 전유 되고 있다"며 "정경유착, 원·하청 불공정 거래, 비정규직 남용, 노동 탄압 등의 폐해가 '을'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벌체제 개혁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함께 전국민적인 재벌체제 개혁 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을들의 연대 운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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