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고몸값 트라우트, 류현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

입력 2019-06-11 15:16
ML 최고몸값 트라우트, 류현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

류현진, 5년 만에 만난 트라우트에 완승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강타자 마이크 트라우트(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지상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다.

그는 올해 3월 소속팀 에인절스와 12년간 무려 4억3천만달러(약 5천77억원)에 연장 계약을 합의했다.

이 계약은 메이저리그 종전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최초로 4억달러 규모를 돌파했다.

한 시즌 평균 연봉은 약 3천583만달러(434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최고다.

트라우트는 몸값만 높은 선수가 아니다. 최고의 기술과 힘을 가진 타자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시작으로 2014년과 2016년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쓸었고, 리그 MVP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것만 4차례에 달한다.

11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경기 전까지 통산 타율 0.306, 258홈런, 통산 출루율 0.419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6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 18홈런, 출루율 0.466의 좋은 성적을 냈다.



이런 트라우트에게도 천적이 있다.

트라우트는 10번 이상 만난 메이저리그 투수 중 단 한 명에게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바로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다.

류현진은 2013년 트라우트와 4차례 만나 삼진 1개를 포함해 무안타로 막았다. 2014년에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꽁꽁 묶었다.

어깨 수술로 한동안 쉬었던 류현진은 트라우트를 5년 만에 만났다.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3번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트라우트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과감한 정면 승부와 완급 조절로 트라우트와 세 차례 대결을 모두 승리했다.

그는 1회 1사에서 트라우트를 좌익수 뜬 공으로 잡았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50㎞의 직구를 가운데에 던졌는데, 류현진의 구위가 트라우트의 스윙을 눌렀다.

두 번째로 만난 3회엔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컷패스트볼 2개를 연거푸 던졌는데, 트라우트는 속지 않았다.

류현진은 다시 가운데로 직구를 던져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가운데로 컷패스트볼을 던져 트라우트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빠른 직구 뒤 약간 느린 컷패스트볼로 트라우트의 리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마지막 대결인 5회 승부가 백미였다. 류현진은 3-1로 앞선 5회 말 2사 1, 3루 위기에서 트라우트를 만났다.



류현진은 2스트라이크를 잘 잡은 뒤 회심의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린 공이었는데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불지 않았다.

심판의 아쉬운 판정에 류현진은 살짝 흔들렸다. 이후 공 2개가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한참 벗어났다.

풀카운트 승부. 류현진은 투구폼을 잡았다가 다시 풀었다. 평소 모습답지 않았다. 긴장한 듯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두 번째 대결에서처럼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시속 142㎞의 컷패스트볼을 과감히 꽂았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살짝 휘어 들어간 공은 포수 미트에 그대로 들어갔다. 트라우트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헛스윙 삼진이었다.

평소 마운드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류현진은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트라우트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야 어깨를 폈다. 트라우트는 7회에 동점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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