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문 대통령 청와대 나와야"…하야 거듭 요구(종합)
공개 회견열어 거침없는 막말…이재오 상임고문도 동석
개신교계 내부서도 반발 거세…"한기총, 교회와 사회 신임잃은지 오래"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연내 대통령직 사퇴를 다시금 요구하고 나섰다.
전 목사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연 기자회견 개회사에서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이 없어지지 않겠나. 나라가 망하기 전에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문 대통령이 연말까지만 하고 스스로 청와대에서 나오라"고 요구했다.
그는 "며칠 전에 한기총 대표회장 최초로 시국선언 발표를 했다"며 "찬성, 반대 양쪽에 많은 현상이 일어났지만, 목회자 세계에서 90%는 제가 하는 것을 절대 지지한다고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이 가슴에 손을 얹고 민족과 국가 앞에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지만, 하느님이 문 대통령에게 지각을 열어달라고 (하고자) 청와대 앞에서 1인 단식 릴레이 기도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문 대통령 하야란을 개설하겠다. 만약 1천만명이 청와대 게시판에 문 대통령 그만하라고 올린다면 정말로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낭독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그는 "올해 연말까지 스스로 걸어나오든지 박근혜와 그 감방을 교대하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 잘 모셔놓고, 너는 그 자리에 들어가"라며 반말조 막말을 늘어놨다.
그는 한국 교회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와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읽은 뒤로도 "문 대통령이 주체사상으로부터 전향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전향하지 않고 대통령 하려면 한국에서 하지 말고 북한에서 하라"며 험한 말을 이어갔다.
전 목사는 최근 한기총 대표회장 명의로 낸 시국선언 등을 통해 문 대통령 하야를 반복적으로 주장해 거센 논란을 빚었다.
개신교계 안팎에서는 한기총은 개신교 대표 연합체가 아니며 전 목사가 극우 이데올로기에 경도돼 역사 왜곡과 막말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개신교 관련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지난 7일 "한기총은 과거 금권선거와 부정부패, 사회기득권층과 유착으로 교회와 사회로부터 신임을 잃은 지 오래됐다"며 "한기총은 한국교회와 역사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보성향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10일 전 목사의 언행을 비판하며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한기총은 2011년 금권 선거문제와 내분이 불거지며 소속 대형 교단들이 이탈해 사실상 개신교 대표 연합체 지위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개신교계에는 현재 4개 연합체가 있다.
한기총과 대형 교단 연합회 성격인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한기총에서 분리돼 나온 한국교회연합(한교연), NCCK다. 이중 한교총이 전체 약 90% 가까이 차지하는 가운데 한기총은 전체 5∼10%에 불과한 것으로 교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특임장관이자 4대강 국민연합 공동대표인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송영선 전 의원,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해 정부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 고문은 발언 시간에 "4대강 보 해체는 국가를 해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4대강 보를 해체하려면 당신네 정권부터 먼저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송 전 의원도 '9·19 남북 군사합의'를 두고 "제가 보기에는 9·19 합의 내용은 '몇월 며칠 (날짜를) 정해놓고 집 문을 열어놓고 귀중품을 알아서 가져가라는 거나 똑같은 합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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