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형에게 골수 기증하려는 베트남 동생들 비자발급 거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희소질환을 앓고 있는 형에게 골수를 기증하려고 미국을 방문하려던 베트남 동생들이 비자발급을 거부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0일 베트남 현지 언론과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1992년 미국에 이민을 가 시민권을 획득한 뚜레(63) 씨는 지난해 1월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라는 희소질환 진단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뚜레 씨는 미국 현지에서 적합한 골수 기증자를 찾을 수 없게 되자 베트남에 있는 친인척에게 도움을 청했고, 미국 의료진이 골수 진단 키트를 베트남으로 보냈다. 그 결과 뚜레 씨의 두 동생인 람레, 히엡 응우옌 씨의 유전자가 뚜레 씨와 100%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람레 씨 등은 지난 5월 21일 베트남 호찌민시 주재 미국 영사관에 관광비자를 신청했다. 신청서에는 뚜레 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골수이식이 시급하다는 미국 의료진의 의견서도 첨부됐다.
미국 영사관은 그러나 지난 3일 람레 씨 등에게 자세한 설명 없이 비자발급 거부를 통보했다.
그러자 뚜레 씨 가족은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조이 로프그런 하원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해리스 의원 등이 미국 국무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소셜미디어(SNS)에는 "비자가 거부된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개하는 글과 뚜레 씨가 조속히 골수이식을 받아 쾌차하기를 기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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