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대사관, 국무부 불허 보도 속 '무지개 깃발' 내려
WP "美국무부 무지개 깃발 불허"…국무부 방침 따른 것인지 불확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주한 미국 대사관이 6월 '성소수자 인권의 달'을 맞아 대사관 건물 외벽에 내걸었던 무지개 깃발을 내린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특히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국무부가 '성소수자 인권의 달'을 맞아 무지개 깃발을 걸어도 되느냐는 각국 주재 미 대사관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미 대사관 건물에는 '국제 성 소수자 혐오반대의 날'인 지난달 18일부터 정문 위쪽으로 가로 8ｍ·세로 4ｍ 크기의 무지개 깃발이 내걸렸다.
미 대사관 측은 지난 주말 무지개 깃발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국무부 방침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대사관측은 당초 퀴어 퍼레이드와 영화제 등 축제가 열리는 6월 초까지 무지개 깃발을 걸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당초 계획에 따라 깃발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WP는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 올해 이스라엘과 독일, 브라질, 라트비아 등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무지개 깃발을 걸어도 되느냐고 본부에 문의가 왔지만 모두 불허됐다고 전했다.
원래 무지개 깃발 게양은 대사관 차원에서 알아서 결정해도 되는 사안이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취임 이후인 작년부터 본부의 승인을 받으라는 공문이 각 대사관에 배포됐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에는 대사관의 요청이 모두 수용됐지만, 올해는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WP는 대부분의 대사관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지만, 일부 대사관에서는 무지개 깃발을 내걸고 있다면서 저항의 의미일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미국 대사관 건물 전면에 무지개 깃발이 게시됐다고 소개했다.
앞서 주한 미 대사관은 2017년 성 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무지개 깃발을 처음으로 내걸었으며, 올해는 그 크기가 과거보다 3배 정도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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