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상대 첫 홈런…삼성 김상수 "분석 충분히 하고 들어왔죠"
고종욱에 도루 공동 1위 내줘…"일단 저는 도루 성공률 유지부터"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상수(29·삼성 라이온즈)는 1회 초 시작과 동시에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가 상대 중견수 김강민(SK 와이번스) 정면으로 향하긴 했지만, 타구의 질은 좋았다.
다음 타석에서는 아예 담을 넘겨 버렸다.
김상수는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방문경기에서 홈런포로 귀한 2점을 뽑았다. 이날 KBO리그에 복귀한 헨리 소사(SK)를 당황하게 만든 한방이었다.
김상수는 2-0으로 앞선 2회 초 1사 1루에서 소사의 시속 129㎞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올해 대만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에서 뛰다가 SK와 계약해 처음으로 등판한 소사는 김상수에게 홈런을 맞은 뒤, 굳은 표정을 지었다.
소사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뛰었다. 이 기간에 김상수는 소사를 상대로 홈런은 치지 못하고, 41타수 11안타(타율 0.268)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사의 복귀전에서 시원한 투런 아치를 그렸다.
경기 뒤 만난 김상수는 "1회 초 첫 타석에서 초구를 치는 건 이례적이다. 하지만 소사에 대한 데이터는 많고, 팀 전력분석원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분석하고서 타석에 섰다"며 "1회 초구 공략이 중견수 뜬공이 되긴 했지만, 잘 맞은 타구였다. '타격감이 괜찮다'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자신감과 소사를 분석한 데이터를 가지고 2회 타석에 선 김상수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김상수는 "소사는 정말 좋은 투수다. 매우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다"고 상대를 예우하며 "그런 상대라도 철저히 분석해서 공략해야 하는 게 타자다. 오늘 소사의 구위는 지난해보다는 떨어진 상태라서, 타구가 멀리 나갔다"고 설명했다.
사실 홈런이 나온 뒤에도 김상수는 불운했다. 5회와 7회 잘 맞은 타구를 외야로 보냈지만, 상대 호수비에 걸리거나 야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김상수는 "아쉽긴 하지만 오늘은 팀이 이겼고, 내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는 걸 확인한 것으로 만족하겠다"고 했다.
이날 김상수는 시즌 5호 홈런을 쳤지만, 도루는 추가하지 못했다. 김상수가 도루 기회를 아예 얻지 못하는 사이, 고종욱(SK)이 김상수의 눈앞에서 시즌 15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김상수와 고종욱은 도루 공동 선두가 됐다.
김상수는 평정심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고종욱 선배는 워낙 출루를 자주 하고, 발도 빠르다. 도루왕 자격이 있다"고 말하며 "당연히 도루왕이 되면 기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올해 도루왕을 목표로 시즌을 치르지는 않는다. 높은 도루 성공률(현재 93.8%)을 유지하면서 30도루를 채우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