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타결에 "멕시코 노력할 것…양국 모두에 성공적"(종합)
전날 합의 '자찬'…"멕시코, 美농산물 구매하고 자국 국경에 군인 배치"
멕시코 대통령 "합의 긍정 평가하지만, 우리 경제에 반하는 사람 용납 못 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멕시코와 타결한 불법 이민방지·관세 협상과 관련, 멕시코가 중남미로부터의 불법 이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전날 극적 타결에 이른 합의에 대해 "멕시코는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이것은 미국과 멕시코 모두에 매우 성공적인 협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트윗에선 "멕시코는 우리의 위대한 애국자 농민들로부터 대량의 농산물 구매를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멕시코와 합의 시 미국산 농산물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을 통해 현재 멕시코가 자국 남부 과테말라 국경에 군인을 거의 배치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군인 6천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협상 타결 후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10일부터 남부 과테말라 국경 지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을 향해 "초조한 낸시(펠로시)와 하원 민주당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아마도 그들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멋지고 인기 있는 새로운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앞장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는 NAFTA를 대체할 새 북미 다자무역협정인 USMCA 비준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USMCA 비준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트윗을 통해 "멕시코와의 새로운 협상에 대해 모두가 매우 흥분했다"며 자찬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미국의 우방이자 이웃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무모하게 위협해 세계에서 미국의 탁월한 리더십 역할을 약화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 의미 있는 방법으로 협력하기 위해 훨씬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 접경한 티후아나에서 열린 '미국과의 우호 유지를 위한 국민 대단결 집회'에 참석해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반하는 사람은 누구든 용납할 수 없다"며 "부당한 불균형을 만들거나 우리 정부에 적합하지 않거나 우리나라를 굴욕적이게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말한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수천 명의 군중으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래에 갈등이 발생할 경우 더 강경한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파스칼 라미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미국-멕시코 합의에 대해 멕시코가 관세부과를 피하려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미 전 총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관세 분쟁에 관해 WTO에 중재를 요청했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멕시코에 유리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2년은 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미 전 총장은 로이터 통신에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생각은 WTO 합의의 정신과는 몇 마일은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라미 전 총장의 발언과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연설에 미국산 농산물 구매 관련 언급이 빠진 데 대해 백악관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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