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태워 만드는 SRF 발전, 신재생에너지에서 퇴출
10월부터 신재생 인센티브 REC 가중치 '제로'…플라스틱 쓰레기 처리는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플라스틱 쓰레기를 태워서 열이나 전기를 얻는 고형폐기물(SRF) 발전에 대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지원이 오는 10월부터 폐지된다.
SRF 발전은 사업비 2천700억원을 들여 2017년 12월 준공한 전남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가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2년째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1일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 같은 비(非)재생 SRF를 활용한 발전소나 소각장을 짓는 경우 더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받을 수 없다.
REC은 신재생에너지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에 부과하는 일종의 단위 인증서로, REC 가중치가 높을수록 사실상 정부 지원금을 많이 받는 셈이 된다.
SRF는 기본적으로 목재 등 재생 폐기물과 플라스틱 등 비재생 폐기물로 나뉜다.
당초 SRF가 포함된 일반폐기물 발전의 경우 REC 가중치 0.5가 적용됐다.
그러다가 폐기물의 환경성 논란을 반영한 법 개정으로 작년 12월 26일을 기해 REC이 0.5에서 0.25로 낮아졌다.
그런데 이번에 비재생 SRF의 경우 10월부터 REC 가중치가 0.25에서 '0'으로 아예 없어진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에서 SRF 발전을 사실상 퇴출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친환경 청정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단, 10월 1일 이전에 발전소 공사계획이 인가된 곳은 그대로 REC 0.25를 적용받게 된다.
기존 발전사업자의 권리와 재생 SRF 발전의 사업성을 상당 기간 보장하기 위해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재생 SRF의 REC 가중치를 없애는 것과 관련, "생분해가 안 되는 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활용한 발전에 대해 개념상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폐기물에너지 발전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대상 고형폐기물 발전소는 40여곳이고 이중 SRF 발전소나 소각장은 10여곳이다.
RPS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자가 500㎿ 이상의 전기를 생산할 경우 발전량의 일정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의무화한 규정이다.
보통 가정이나 상가에서 분류해 배출하는 재활용품이라도 이물질이 묻어있으면 SRF 연료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2017년 국내 고형폐기물 총발생량(1억5천155만7천t) 가운데 SRF 발전에 쓰인 고형폐기물은 52만8천t이다.
SRF 발전량은 412GWh(기가와트시)로 생활폐기물(372GWh), 사업장폐기물(160GWh)보다 크다.
하지만 REC 가중치를 없애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배출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SRF가 주요 수요처인 전기 생산업자들로부터 더더욱 외면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SRF 발전에 활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최근 해외 수출도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엄청난 환경 문제를 촉발할 공산이 크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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