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쓰레기 산' 때문에 골치…곧 타지마할보다 높아져
시내 동쪽 매립지에 매일 쓰레기 2천t 유입…"매년 10m씩 높아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가 도심 인근에서 갈수록 높아지는 '쓰레기 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8일 CNN방송, AFP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델리 시내 동쪽 가지푸르 지역에 자리 잡은 쓰레기 매립지의 높이가 최근 65m를 넘어섰다.
CNN은 몇 달 후 이 쓰레기 산의 높이가 인도의 문화유산 타지마할(73m)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립지는 축구장 40개 크기일 정도로 크지만 쏟아져 들어오는 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해 해마다 10m씩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문을 연 이 매립지는 이미 2002년 수용 능력의 한계치에 도달했다. 오래전에 문을 닫아야 했지만, 아직도 매일 수백 대의 쓰레기 트럭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델리 당국의 한 관계자는 "매일 2천t의 쓰레기가 가지푸르로 밀려든다"고 말했다.
이곳은 도심 대통령궁에서 동쪽으로 직선거리로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도시 미관에도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특히 이 매립지에서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며 썩어간다.
길 잃은 소 떼와 개들은 먹을 것을 찾아다니고, 빈민들은 고철 등을 찾아내겠다며 곳곳에서 불을 지르는 등 그야말로 아수라장인 상황이다.
쓰레기가 타면서 뿜어내는 매연은 세계 최악 수준인 뉴델리의 대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이곳에서 폐기물 재활용 발전소가 가동되면 주변 대기 질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주민들은 우려하는 상황이다.
매립지에서 흘러나온 폐수도 인근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지난해에는 폭우에 '산모퉁이' 일부가 무너져내려 2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당국은 이후 쓰레기 매립을 금지했지만, 이 조치는 며칠 후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감당할 대안 장소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도는 최근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도시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환경 보호 관련 의식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아직도 국민 대부분은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 도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는 연간 6천200만t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쓰레기양이 2030년에는 1억6천500만t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의 70%는 그대로 버려진다고 CNN은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로 인해 하수 시설과 강이 막히고 물,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동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면서 생태계도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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