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교육으로 눈돌리는 교육업계 "공무원·자격증 시장 잡아라"
"규모 1조원 추산…학령인구 감소로 대입 사교육 시장은 위축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안정적 일자리가 날로 귀해지면서 구직 시장을 뚫기 위한 성인들의 교육열도 높아지고 있다.
입시와 어학을 양대 축으로 하던 교육업계도 구직자를 위한 공무원 및 자격증 시장을 새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10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어와 공무원 시험, 자격증 취득, 기업 직무교육 등을 포함한 성인 교육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 중에서 공무원 시험과 자격증 취득 관련 시장은 8천억~1조원 규모에 달하는 등 전체 성인 교육 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실제 주요 업체들은 저마다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1992년 성인 교육업체로 설립된 에듀윌은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공무원 시험 등을 주력 사업으로 설정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815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대입 교육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메가스터디는 2007년 의·치학전문대학원 시험학원 파레토아카데미를 인수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 '메가랜드'도 선보였다.
어학 교육의 강자로 꼽히는 해커스도 공무원 시험 시장 진출에 이어 각종 자격증 취득, 평생 교육원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업체들이 성인 교육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입시 시장의 판도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취업난으로 공무원 임용과 각종 자격증 취득에 관심이 커지고, 중년층에서도 조기 퇴직 후 재취업 시도로 이를 위한 교육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으로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매출액 1위인 에스티유니타스가 미용학원 뷰티르샤와 미국 사교육업체 프린스턴 리뷰, 인터넷 서점 리브로를 잇따라 인수한 것도 기존의 어학 및 공무원 시험 위주의 사업 구조를 탈피해 다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변화를 시도 중인 업계 전반의 성적표도 양호하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주요 업체 8곳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8천817억원으로, 전년 8천191억원보다 8.3% 증가했다.
이들 8곳 중 윌비스(-6%)를 제외하면 나머지 ST유니타스, 메가스터디, 해커스, 에듀윌, 메가엠디, 박문각, YBM넷 등 나머지 7개 업체 모두 매출액이 늘었다.
에듀윌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입시 사교육 시장의 하락세가 예상되면서 성인 교육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취업난과 구직난이 겹치면서 공무원 및 자격증 시장이 성인 교육의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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